(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함께 한국을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1년 이상 장기화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린 점과 비교할 때 일본 규제의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업종현재지수(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일본 백색국가 제외 경보가 나온 7월중 4.32% 급락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보름간 약 2.9%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12일 2,086.66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지난 29일 장중 저점 2,025.01까지 하락했다.
일본 수출규제 발표 직후에는 코스피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이 지난해 6월 15일 중국 관세품목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미국이 대중국 관세품목을 발표했던 지난해 6월 한 달간 4% 급락했다.
당시 급락 배경으로 미국 보호무역주의 리스크에 따른 영향이 컸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하 기대와 맞물리면서 코스피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다만, 미국 금리인하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는 8월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본격적으로 코스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대응도 나타나고 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현실화하는 즉시 대국민 담화에 나서 범정부 대응조치를 국민들에 공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기업 실적 시즌, 주요국 완화정책 기조 등과 맞물리며 충격이 크게 반영되지는 않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코스피가 지난 1년간 2,000선 아래에서 바닥을 다진 만큼 일본 수출 규제가 다시금 코스피 하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도 반도체 가격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기조와 코스피 하단을 지지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월간 전망 보고서에서 "8월에도 한일 무역갈등, 미중 무역분쟁, 실적, 경기부진, MSCI 신흥지수에 중국 본토 편입 등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3차 완화사이클, 반도체 가격 반등 등은 하단을 단단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끝)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