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통한 결제여건이 구축되지 않아 애플페이 등 새로운 결제수단의 도입도 마냥 미뤄지고 있다.

1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은 NFC를 통한 결제 구축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NFC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전국 280만개 가맹점 가운데 3만개에 불과할 정도로 보급이 더디다.

문제는 비용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한 곳당 최소한 15만원가량이 소요되는 NFC 단말기 구축에 소극적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NFC 단말기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 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마케팅비를 크게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문제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NFC 단말기 보급이 이처럼 진전이 되지 않은 데는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자세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7년 8개 전업카드사는 공동으로 NFC를 통한 간편결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당시 금융위원회는 여전법상 관련 단말기의 무상보급이 리베이트인지 아닌지를 결론 내리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명확한 결론이 없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NFC 단말기 보급에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최근 금융당국이 NFC 단말기 보급을 카드사들의 부당한 금품제공(리베이트)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놓았지만 이미 카드사들은 NFC 단말기를 보급하려는 의지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NFC는 현재 모든 결제수단을 통틀어 가장 빠르고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시스템이다.

금융위는 지난 2월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과 관련해 금융 인프라 전반에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했지만, 국내에서는 NFC 결제도 원활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NFC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페이 도입이 늦어지고 있고 이번 달 미국에서 출시하는 애플카드 사용도 국내시장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5천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아이폰을 사용하거나 사용 중인 인구는 1천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다른 결제 수단이 많은데 비용을 들여가며 NFC를 보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며 "몇년 전 결제 망을 깔려고 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현재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한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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