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0여년만에 25bp 금리인하

추가 인하 불확실성 확대…시장 '덜 비둘기파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향후 추가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큰 폭 내렸다.

미 국채 가격은 연준이 예상대로 25bp 금리를 인하한 뒤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가 장기 인하의 시작은 아니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단기물은 큰 폭 하락했고, 달러화는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의 큰 폭 감소 등에 힘입어 올랐다.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00~2.25%로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했다. 지난 2008년 말 이후 10년여만에 첫 인하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과 낮은 물가로 금리를 인하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경기 확장이 이어지도록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란 방침도 유지했다.

연준은 또 보유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QT)도 예정보다 두 달 앞당긴 8월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완화 정책으로 선회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오히려 실망감이 커졌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장기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라며 "장기 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는 것도, 지금 관점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인하가 기본적으로 사이클 중간의 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양측은 중국 상하이에서 이날까지 진행된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중국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내놓은 만큼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양측은 회담이 건설적이었으며, 9월 미국에서 고위급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약속을 확인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도 양측 실무진이 8월에도 밀도 있는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의가 나쁜 분위기로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3.75포인트(1.23%) 급락한 26,864.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80포인트(1.09%) 하락한 2,980.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8.19포인트(1.19%) 떨어진 8,175.4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이 완화 정책으로 선회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오히려 실망감이 커졌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만 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라고도 말했지만, 시장은 파월 발언이 기대보다 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다우 등 주요 주가지수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장 초반 주가는 애플 등 주요 기업의 긍정적 실적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애플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내놓은 전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 전망(가이던스)도 610억~640억달러를 제시해 예상치 609억8천만달러를 웃돌았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60%가량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6%가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하는 등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2.0% 올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필수 소비재가 1.99% 급락했고, 기술주도 1.47% 내렸다. 재료 분야도 1.48%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ADP 전미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부문 고용증가는 15만6천 명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5만 명도 웃돌았다. 단단한 고용 상황이 재차 확인됐다.

미 노동부는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6%(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0.7% 증가보다 둔화했고, 시장 전망 0.7% 상승에도 못 미쳤다. 낮은 실업률에도 임금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7에서 44.4로 하락했다. 지난달 2017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 영역에 진입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다. 시장 예상 50.5에도 못 미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메리베트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이자율 담당 대표는 "시장은 파월 발언을 연준이 한 번의 금리 인하로 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는 테이블에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쉬운 결정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5.64% 급등한 16.1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6bp 상승한 1.896%에 거래됐다. 장중 1.944%까지 올랐다가 최근 3주 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됐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 달에만 15.7b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반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9bp 내린 2.034%를 기록했다. 최근 3주 사이 최저치다. 이날 하락으로 이번 달 상승 폭을 3bp로 줄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내린 2.584%를 나타냈다. 이로써 7월에 5.1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1.3bp에서 이날 13.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당초보다 2개월 빨리 끝내기로 해 양적 긴축을 완전히 끝냈지만, 파월 의장 발언에 장기와 단기물 추이가 엇갈렸다.

25bp 금리 인하는 예상된 만큼 정책 결정과 성명서 발표 이후 미 국채 값은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25bp 인하가 중간 정책 조정이며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라고 강조한 뒤 단기물이 낙폭을 키웠다.

시장이 기대했던 연내 두차례 더 인하에 의구심이 생겼고, 추가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퍼져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이 영향을 받았다.

실제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올해 말까지 2번째 금리 인하가 있을 가능성은 이번 조치 발표 전 87%였던 것이 60%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협상 결렬 후 주요 20개국(G20)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첫 고위급 대면 협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난한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지연 등이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결과는 없었다. 그러나 양측은 9월 미국에서 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발표된 7월 민간고용은 15만6천명 늘어나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탄탄한 고용시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스터바이스 토털 리턴 펀드의 에디 바타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미드 사이클' 발언은 새로운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사이클 내의 보험성 인하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며 "다시 말해 우리가 보는 약세는 시장 주기의 일부지만, 경기 확장 사이클에 실제 변화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향후 몇개월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추정 일부가 되돌려졌다"고 풀이했다.

슈왑 센터의 콜린 마틴 채권 디렉터는 "추가 인하의 문은 열려있지만, 적어도 9월에는 아닐 것"이라며 "연준이 향후 경로를 심사숙고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위원회가 좀 더 관망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8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610엔보다 0.175엔(0.16%)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69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580달러보다 0.00884달러(0.7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42엔을 기록, 전장 121.16엔보다 0.74엔(0.61%)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7% 오른 98.602를 기록했다.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가 보험성 정책 조정으로,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라며 "장기 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관점도 전망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 관심이 쏠렸던 연내 두 번째와 세 번째 금리 인하 기대가 물러나며 달러는 회견을 기점으로 점차 상승 폭을 키웠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은 떨어진다.

앞서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연말까지 3번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

슈왑 센터의 콜린 마틴 전략가는 "연준은 지표 의존적으로 될 것이라는 신호를 줬지만, 시장은 더 비둘기적인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던 만큼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며 "2번째 금리 인하가 조만간 있으리란 확실성은 아마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덜 비둘기적인 연준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완화 정책 기대가 상대적으로 커져 유로는 큰 폭 하락했다.

미국과 달리 유로존의 2분기 GDP는 약해 ECB 완화 전망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2017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노데아 분석가들은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에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고 GDP 성장률이 약한 데다 성장 위험이 확실히 하락을 가리키는 점을 고려할 때, ECB는 9월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 전체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캐론 글로벌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다른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서 달러는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수입 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때문에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로 최근 2년 이상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던 파운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가 달러 대비 소폭 반등했다.

UBS는 "파운드 매도세는 점점 더 과도해졌다"며 "실제 구매력 기준으로 책정한 파운드-달러 적정 환율은 1.57달러"라고 주장했다.

UBS는 "조만간 이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파운드의 저평가는 확대됐고, 회복 범위가 있을 것"이라며 "1.21달러 수준에서 시장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50% 이상 반영했는데, 10월 말 노딜 브렉시트보다는 조기 총선에 따른 브렉시트 기한 연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UBS는 이에 따라 3개월 이내에 파운드-달러가 1.29달러로 오르고, 유로-파운드는 0.87파운드로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3달러(0.9%) 상승한 58.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8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7주 연속 감소했고, 시장 예상보다도 훨씬 큰 폭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1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또 휘발유 재고는 약 179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89만 배럴 줄었다. 두 석유제품 모두 시장 예상보다 재고가 큰 폭 줄었다.

리비아 샤라라 지역 유전에서 장치 문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점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이날 불가항력에 따른 수출 불이행을 선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7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960만 배럴가량으로 1천만 배럴을 밑돌 것이란 일부 외신 보도도 나왔다.

연준은 예상대로 금리를 2.00~2.25%로 25bp 인하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로의 진입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지수도 파월 의장의 회견 이후 급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금리 인하 결정으로 지지를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주가가 낙폭을 확대한 영향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유가는 정규장 종료 시간 외 거래에서도 추가로 상승 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감소 추세가 유가에 지지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클리퍼 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이사는 "미 원유재고가 수입 감소 등으로 7주 연속 감소했으며 재고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허리케인 배리 이후 산유량이 반등했음에도 확실한 재고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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