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증시에 입성하려고 준비하는 게임회사가 줄줄이 쌓여가고 있지만, 정작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기업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 투자자들에게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30일 게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IPO를 고려하는 게임사는 스마일게이트RPG와 카카오게임즈, T3엔터테인먼트 등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IPO 준비에 나서고 있는 곳은 없다. 사실상 연내 상장은 장담하기 힘들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5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준비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이후 특별히 뭔가 준비하는 것은 없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 계획을 취소한 카카오게임즈는 IPO 추진을 중단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대내외적 상황과 시점을 고려해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리듬댄스 게임 '오디션' 개발사인 T3엔터테인먼트도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IPO 절차에 돌입했으나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게임업체들이 IPO 진행에 머뭇거리는 것은 아직 인지도가 낮거나 IP(지적 재산권)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RPG의 경우, 론칭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PC용 다중접속역할수행 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최근 들어 PC방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로스트아크의 러시아와 일본 진출이 확정된 만큼, 해외에서 높은 실적을 내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부문이 부진한 실정이고, T3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이후 내세울 만한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도달할 때까지 IPO를 섣불리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예정된 신작들의 성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상장한 게임사들의 부진한 주가 흐름도 IPO 일정을 늦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베스파와 올해 5월 상장한 일본 게임 회사 SNK의 주가는 최근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두 종목 모두 공모가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태"라며 "국내 게임사들의 추가적인 IPO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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