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카드사들의 지난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신용등급 자체는 유지했지만, 신용등급별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정기평가를 마무리했다.

회사채 기준으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가 'AA+',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AA' 등급을 각각 유지했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팔리는 롯데카드의 경우 'AA-'로 평가됐다.

롯데카드를 제외하고 카드사들의 신용등급은 모두 전년 말과 같은 수준이다.

신평사들은 당장 카드사들의 신용등급을 내릴 만큼의 요인이 없다고 봤지만 향후 수익성에 따라 등급 변동요인이 생길 것으로 봤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결제 부문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카드사별로 경쟁이 심화하며 양적 성장에도 운용마진이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A+' 등급 카드사와 나머지 카드사들의 실적 차별화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AA+급 카드사들은 우수한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췄다"면서 "AA와 AA-급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영업환경 변화가 본격적으로 저하될 경우 비용 절감 여력 차이로 실적 격차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AA+' 등급에서 신한카드는 전반적인 시장지배력 약화가 약점으로 지적됐고 코스트코 전용 카드 결제 지위를 상실한 삼성카드도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됐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등급 상향 요인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6월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롯데카드는 매각 과정에서 롯데지주의 재무 지원 가능성이 소폭 줄어들었다는 점이 컸다.

연말로 갈수록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상반기에 과다 계상된 수수료 수익도 9월에는 환급해야 한다.

지난 상반기 신규로 선정된 영세·중소가맹점에 총 568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환급해야 할 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대형 가맹점들과 수수료 협상에 따라 해당하는 수수료 인하분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용카드사들의 산업 전망은 지난해보다 한등급 떨어졌다"며 "최근의 전반적인 실적 저하 추세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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