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일본이 한국을 우방국인 화이트 국가(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스마트폰 산업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OLED의 경우 블루 OLED와 파인 메탈 마스크(FMM), 반도체는 극자외선(EUV) 포토마스크와 전구체의 일본산 비중이 높다.

스마트폰은 카메라용 차광필름(스페이서)과 렌즈 수지의 일본산 비중이 높아 일본 정부가 수출을 통제할 경우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일본의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서 첨단소재와 전자, 통신, 센서, 항법 장치 등 전략물자를 포함해 군사 전용의 우려가 있는 1천100여개 품목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 기업은 수입하기 위한 서류를, 일본 기업은 수출하기 위한 서류를 일본 정부에 매번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 측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허가 기간을 지연하거나 추가 서류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은 OLED와 반도체, 스마트폰 생산에서 일본산 비중이 높고 대체가 어려운 소재를 다수 사용하고 있다.

먼저 OLED는 핵심 소재인 블루 OLED와 FMM를 전량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블루 OLED의 경우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일본 이데미츠코산과 JNC 뿐이며, 국내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블루 OLED를 생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FMM은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에 필수적이며, 일본 히타치메탈과 DNP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는 EUV 포토마스크를 일본 호야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D램 미세공정 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전구체 물질도 일본산이 대부분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증착 장비와 다양한 반도체 소재, 장비들은 일부 국내외에서 조달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일본산과 품질과 기술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 제작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핵심 정밀 부품도 상당 부분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수출 금지가 현실화할 경우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역시 일본산 카메라와 HDI 기판용 부품 의존도가 높다.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사용되는 CMOS 이미지센서와 차광필름, 렌즈용 수지 등은 일본산이 많다.

소니의 CMOS 이미지센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며,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소니로부터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용 차광필름과 렌즈 수지의 일본 점유율은 독점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 대상이 핵심 소재뿐 아니라 제조 장비까지 확산할 것으로도 우려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의 장비별 일본 의존도는 70~100%에 달한다.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기계연마(CMP) 장비는 일본 비중이 88.3%, 습식각기 93.0%, 세정 장비 93.0%, OLED 패턴 형성 장비는 100%다.

이들 장비는 국내 생산업체들이 상당 부분 국산화했지만, 일본 제품과의 기술력에는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하고도 일본 제품과 품질 차이가 있어서 쓰이지 않는 장비도 많다"며 "소재와 마찬가지로 테스트에 들어가는 비용도 많이 들어서, 일본산을 대체하려면 기업들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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