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오설록(녹차) 사업 분사를 추진한다.

5일 금융투자(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 별도 회사로 분사해 오설록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녹차 사업 강화 및 경영 효율화 방안으로 오설록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의견 정리가 끝났고 연내 분사를 목표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사업 분사는 화장품과 전혀 관련이 없는 차 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화장품 사업과 함께 묶여 제주도 녹차 성분을 활용한 제품 개발 정도의 역할을 했으나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사업을 과감히 분리해 오설록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할 시점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이자 서경배 회장의 부친인 서성환 선대회장이 한국 고유의 전통 차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서 선대회장이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녹차 밭으로 개간한 1979년 이래 40년 동안 이어진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에서 화장품과 관련이 없는 유일한 사업이다.

기준 화장품을 제외한 '생활용품&오설록' 부문의 매출은 올 상반기 1천202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4%에 불과하다.

생활용품을 제외한 오설록 단독 사업 부문 매출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설록은 2014년부터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사업구조를 프리미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선물용 발효차, 티백류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오설록은 티하우스와 백화점 등 전국에 3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설록 분사는 화장품 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아모레퍼시픽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올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고가 상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 빠지면서 11분기째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2일 장 마감 기준 13만500원으로 1년 새 반 토막 났다.

기존 브랜드의 성장이 정체되고 고비용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해 그룹의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오설록을 통해 식음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분사를 하면 식음료 관련 사업 허가 취득이 용이해지고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기도 쉬워진다"면서 "한국 화장품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설록 분사는 수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고려되었던 부문으로 현 상황에서 (분사 여부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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