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국내 금융시장 평가 변화 없다"

"日 은행자금 정상적 차환…회수 움직임 전혀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 관계부처가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정부 차원의 컨틴전시플랜을 즉각적으로 시행하겠다고도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손 부위원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는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며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으니 미리 예단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업의 생산과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정부는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조치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 역시 대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2일 코스피는 7개월 만에 2,000선을 하회했고, 달러-원 환율은 1,198원으로 마감하며 2년 7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일본 닛케이는 2.11%, 중국 상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1.41%와 2.35%씩 내렸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3% 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손 부위원장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 우려가 커지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함께 작용했다"며 "오히려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외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4천31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단기외채비율은 31.6%(3월 말 기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외국인자금 역시 주식시장이 7조원, 채권시장에 10조원이 순유입되며 안정적인 상태다.

손 부위원장은 "경제 체질이나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고 해외자금 동향도 안정적"이라며 "CDS 등 국가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양호해 아직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국내 경기가 둔화할 수 있는 만큼 금융 부문의 필요한 조치는 즉각적으로 단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대외적 경제 환경이 우리나라 수출과 기업 실적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조치까지 더해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시장 불안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필요할 경우 시장 상황별로 마련된 컨틴전시플랜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손 부위원장은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일본계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재차 언급했다.

손 부위원장은 일본계 저축은행, 대부업계의 자금 회수에 관해서는 본인들이 그렇지 않다고 확인해줬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불매 운동처럼) 일본에 투입된 우리나라 자금이 빠져나오는 흐름도 현재로선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롤오버(만기 연장) 되는 자금의 흐름을 보면 미즈호나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MUFG) 등 일본계 은행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상적으로 차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일본계은행의 신용장 보증에 많이 의존해 일본이 추가 보복수단으로 이걸 끊을 수도 있다고들 하지만, 그건 아주 옛날얘기"라며 "우리 수출기업이 일본계은행의 신용장 보증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한일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악재로 인해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1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