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달 초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가 2%에 턱걸이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을 경쟁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1일부터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연 2.00%에서 연 1.80%로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서만 4차례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올해 초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2.50%였던 점을 고려하면 7개월 만에 0.7%포인트를 내린 것이다.

케이뱅크도 이달 1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2.05%에서 2.00%로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55%에서 2.40%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이달 초까지 7차례나 금리 인하 공지를 냈다.

인터넷은행들이 수신상품의 금리를 연이어 내린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제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인하폭보다 인터넷은행 인하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의 예금상품 금리 비교공시를 보면 은행권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광주은행의 '쏠쏠한마이쿨예금'이다. 신규 고객에 한해 2.30%를 제공한다.

신규 고객 등 우대조건이 없는 상품 중에서는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2.0%로 금리가 가장 높지만 산업은행의 'KDB 하이 정기예금'(1.95%), 경남은행의 'e-머니 정기예금'(1.90%),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1.90%) 등과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1.80%까지 금리가 떨어진 카카오뱅크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이들 상품은 0.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 혜택을 준다.





<자료: 은행연합회 예금상품 금리 비교공시>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에 비해 더 많은 이자 혜택을 준다는 인터넷은행의 마케팅 기조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수신상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더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은 나날이 늘어나는 수신 규모에 비해 여신 규모 증가세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수신 잔액과 여신 잔액은 각각 17조5천735억원과 11조3천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과 비교해 수신은 62.5% 증가한 반면 여신은 24.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자본확충 문제로 대출 영업을 중단한 케이뱅크의 경우 여신과 수신의 불균형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여신 규모의 성장 없이 수신 잔액만 늘어나다 보면 예금상품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60%대로 떨어진 예대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여신과 수신 성장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2% 중반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현재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저축은행들의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6%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9.0% 수준으로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고금리 대출 가중치를 적용할 경우 예대율이 규제 비율인 100%를 넘어갈 우려가 있다. 내년에는 규제 비율이 110%로 적용되지만 2021년부터는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예대율 하락을 걱정하는 인터넷은행과 반대로 저축은행들은 수신 잔액을 늘려 예대율을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높은 수신상품 금리를 유지하는 주된 이유는 예대율 규제 대비이지만 금리 혜택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최근 저축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과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이 결합할 경우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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