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쉽사리 결론 나지 않아 당초 딜라이브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KT의 발이 묶이면서다.

딜라이브를 누가 추가로 인수하느냐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돼 매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딜라이브 인수작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1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33%를 넘지 못하게 하는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가 결론 나지 않으면서다.

KT의 점유율은 약 31%로, 6%대인 딜라이브 인수 시 규제 상한선을 초과하게 된다.

규제는 재도입되기보다 일몰된 것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일몰 시 어떤 추가 조건이 붙을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 중에는 유료방송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T의 딜라이브 인수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와 딜라이브 사이 가격 협상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7천억 원대의 가격을 제안한 KT와 1조 원 이상의 몸값을 원하는 딜라이브 사이에도 입장차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실패할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재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 인수를 추진 중인데, 인수합병이 마무리돼도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각각 23.8%와 24.5%에 그친다.

규제가 재도입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이 33%에 못 미쳐 티브로드까지 추가로 품에 안는 데 부담이 없다.

아울러 딜라이브를 누가 추가로 인수하느냐에 따라 KT의 뒤를 잇는 업계 2위 순위도 바뀐다.

특히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시 유료방송 2위 사업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게 되는 처지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 마무리 후 딜라이브를 추가로 가져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SK텔레콤이 티브로드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인수할 경우,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로서 시장 위치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1위인 KT의 뒤를 바짝 뒤쫓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에서 명실공히 1위 사업자의 위상을 지닌 SKT가 유료방송에서 KT와 LG유플러스에 밀린 3위 자리로 순순히 내려갈지 의문"이라며 "SKT의 염원이었던 방송 사업에서 KT를 따라잡으려면 현재로선 딜라이브 인수밖에 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딜라이브도 통신사 간 경쟁을 붙여 몸값 띄우기에 나섰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지난 7월 OTT포럼 창립식에서 "합산규제가 없어지면 인수합병이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KT가 아니더라도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딜라이브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란 해석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재 추진 중인 M&A 매물에 집중하겠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티브로드 인수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다른 매물을 검토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 인수에 약 8천억 원의 자금을 쓰는 만큼 딜라이브까지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합산규제 문제가 마무리되면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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