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보험사의 환헤지 여건이 당분간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매파적 입장을 드러내면서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미·중 갈등 등으로 리스크오프 심리가 강화되는 점도 환헤지 여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된다.

◇ 미 Fed, 기준금리 내렸지만 '매파적'…미 재무부의 시중 유동성 흡수

6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5일 1년 만기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는 전일보다 0.30원 하락한 마이너스(-) 16.70원을 기록했다.

6개월물도 0.30원 내린 -8.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개월물은 0.10원 하락한 -3.60원, 1개월물은 0.05원 내린 -1.05원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가 당분간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미 Fed가 최근 매파적 입장을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Fed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것(금리 인하)을 '중간-사이클'(mid-cycle) 조정으로 생각한다"며 "명확히(definitely) 보험적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미국 재무부가 시중 유동성 흡수 계획을 알린 점도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 하락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말 재무부는 올 9월 말에 현금 잔액을 3천500억 달러로 맞출 것이라고 했다. 연말까지 미 재무부의 현금 잔고 목표는 4천100억달러다.

이를 위해 미 재무부는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재무부의 유동성 긴축은 대단히 큰 폭"이라며 "당장 8월부터 9월 말까지 잔고가 2천324억 달러 늘어나야 한다. 월 1천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흡수해 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연준의 양적 긴축보다 3배 이상 많은 물량"이라며 "이는 달러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리스크 오프↑…"달러 수급은 달러-원 환율과 상관관계"

한·일, 미·중 갈등도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고 있다"며 "리스크오프 심리가 강화되면서 FX 스와프시장에서 오퍼 우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달러 유동성 악화 우려는 달러-원 환율에서도 나타난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FX스와프시장 수급은 달러 유동성 사정을 반영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달러 수급은 달러-원 환율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높을 때 달러 수급도 악화된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를 돌파했다.

이 때문에 보험사의 환헤지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다른 스와프딜러는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 하락으로 보험사의 환헤지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가 해외채권 대신 원화 초장기 국채를 사들이면서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관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미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미국 재무부의 시중 유동성 흡수가 끝나면 FX 스와프포인트 하방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향후 미 Fed가 보다 강한 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거나 시장이 이를 강하게 프라이싱하면 FX 스와프포인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 재무부의 현금 흡수가 마무리되고 Fed의 통화완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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