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안중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제
[데스크 칼럼] 안중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제
  • 이종혁 기자
  • 승인 2019.08.07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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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과 일본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과거사 전쟁이 불붙더니, 이제는 경제 전쟁으로 확대됐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화이트리스트) 목록에서 배제해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관련된 일본산 주요 소재부품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섬유기계 제작업체의 일본산 부품 확보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일본의 행위는 경제 침략으로 규정된다. 임진왜란에 이어 구한말 한반도가 외세의 전쟁터가 됐던 느낌을 다시 받는다. 그만큼 일본 정부의 의도가 어이없고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신속 대응하고 있다. 국산화가 시급한 100여개 전략 핵심 품목에 매년 총 1조원을 투입하고 소재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일본 덕분에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등불이 켜졌다.



일본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고통을 안긴 전범국이다.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에서 연달아 승리하면서 조선과 만주지역을 점령했다. 동남아에서는 서양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되려면 일본 중심으로 '대동아공영권'을 결성하자고 주장했다. 급기야 1941년 주말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국 항공모함과 전함을 기습 공격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태평양으로 확대했다.



100년 전과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자주독립국으로 외교권이 있으며 세계 3위의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12위의 경제력도 가지고 있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일본에 넘어간 뒤이던 1909년 안중근 의사는 왼손 무명지를 끊어 '대한독립'이라는 네 글자를 쓰고, 그해 10월 하얼빈 역에서 일본에 총탄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우리 경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2% 성장도 장담 못 할 지경이다. 수출이 8개월째 감소했고 건설, 설비투자는 역성장세다. 해외와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달러-원 환율은 1천200원 선을 돌파했고, 코스피는 2천선이 무너졌다. 미국발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환율 전쟁도 불붙었다. 전 세계 제조업 업황 지수가 내림세인 데다 최근 자주 미사일 발사에 나선 북한도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이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38%에 달해, 64%인 독일보다 4배, 40%인 우리보다도 6배 가까이 많지만 대부분 국채를 자국민이 보유한 데다 엄청난 대외 자산을 보유해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국제통화를 못 갖고 있으며 외부에 취약한 개방경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하면서 대응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얼빈 거사 후 일본 재판정에 선 안 의사는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라 대한의군 참모 중장의 자격으로 저격했으며 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한 독립전쟁의 일환이었다고 진술했다. 그 후 안 의사는 교수형 집행 전까지 '동양평화론' 집필에 매달렸지만 완성하지 못했다. 안 의사가 현재 상황을 보면 뭐라고 할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새로운 동양평화론을 쓸 때다. 이 전쟁을 후손에게 또 물려 줄 것인가.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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