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LG유플러스의 적극적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 3사 중에서 다소 보수적이고 느린 편이었던 평가를 받았던 LG유플러스지만, 최근 들어 공격적이고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5세대(5G)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는 한편, CJ헬로 인수와 결제사업부(PG)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광폭 행보는 5G 경쟁에서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5G 가입자 시장 점유율을 기존 5(SKT):3(KT):2(LG)에서 4:3:3 구조로 바꿔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를 불법 보조금 유포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SK텔레콤과 KT는 마케팅 과열을 주도했던 LG유플러스가 '적반하장' 격으로 경쟁사를 매도하고 있다는 반응이었지만,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5G 시장에서의 선전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은 한번 시장 점유율이 확립되면 그 구도가 계속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존에 5:3:2로 굳어진 시장 구조를 깨기 위해 LG유플러스가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 인수도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11.41%의 점유율에 그쳤던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4.43%로 높아진다. SK브로드밴드를 누르고 KT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IPTV 업계 중 유일하게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이후 올해 상반기에만 가입자 수를 20만 명 이상 늘리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료방송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한 축으로는 자체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 다른 한축으로는 타사와의 인수합병이나 제휴를 꾀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투 트랙 전략을 통해 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의 최종 결정권자가 고 구본무 전 회장에서 구광모 회장으로 바뀌면서 조직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새 수장이 취임하면서 전사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보자는 책임과 부담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전보다 좀 더 잘 해보자는 각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등의 사업과 관련해 구 회장의 구체적인 주문이 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권영수 지주사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다만 LG유플러스가 노려온 시장 반등의 시기가 구 회장의 취임과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2006년 3G 주파수를 반납하며 3G 서비스를 포기하는 등 침체기를 겪었다.

2011년 4G LTE 서비스는 내놨지만 만년 3위 사업자라는 딱지를 떼지는 못했다.

이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계속 노려왔는데, 올해가 그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3위 사업자는 특정한 계기가 있어야 반등을 꾀할 수 있는데, 현재 LG유플러스는 5G를 그 계기로 보고 있다"면서 "5G 초기에 시장의 판을 흔들고 우위를 점해야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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