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중 환율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포지션 변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은행권의 입장에서는 외국인이 보유한 은행채 잔액이 많지 않아 환율 추이에 따른 우려를 다소 비껴간 것으로 진단됐다.

7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잔고 내역(화면번호 4250)에 따르면 전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은행 발행채권(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제외)은 총 1조1천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에 3천724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28일 발행된 SC은행의 10년 만기의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후순위채)을 6천억원 추가한 영향이 컸다. 이 채권은 사모로 발행돼 'AA'의 신용등급을 지녔다. 표면금리는 연 2.65%다.

특정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된 채권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해도 손바뀜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외국인 매매 위험에 노출된 은행채는 5천억원 내외로 줄어드는 셈이다.

외국인이 보유한 나머지 은행채는 단일 종목당 최대 보유액이 700억원을 넘지 않는다. 보유종목 다수가 기업은행이 발행한 1~3년 만기의 단기채다. 외국인은 현재 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만 5천100억원가량 들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채권은 4종목이다. 모두 기업은행 관련 물량으로, 총 600억원 정도다. '기업은행(신)1710이2A-18' 종목만 2년물이고 나머지는 1년물 내지는 1.5년물로 급작스럽게 팔아도 주목받지 않을 소액·단기물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자금융통을 돕는 특수목적에 따라 설립된 기업은행의 대외신인도가 다른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며 "국고채와 통안채를 보유한 외국인이 일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시중은행들의 채권 금리는 독립적으로 외국인 매매에 흔들리지 않고 국고채 동향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며 "금리 인하가 또다시 불거지면 국고채와 스프레드(금리차)를 더 좁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SC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외국인이 보유한 다른 은행채는 모두 100억원 미만이다. 외국인이 신종자본증권 등을 극히 소량으로 들고 있어 유통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을 요소로 지목되지 않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동향에 대한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외국인은 전일 장외유통시장에서 4천35억원 규모의 원화 채권을 순매수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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