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금리가 세계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통화완화 압박 등으로 채권금리는 당분간 별다른 저항 없이 계속 추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7일 1.70%선도 무너지며 1.69%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단 한 차례의 25bp 금리 인하에 나섰는데, 10년 국채금리는 연초 이후 100bp가량 떨어졌다.

CNN비즈니스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을 매우 불안해하기 때문에 미국 국채를 정신없이 쓸어 담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향방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수익률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마이너스 금리로 돌아섰음에도 안전자산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 국채금리는 최근 몇 주간 마이너스에서 거래됐고, 독일에서는 30년 금리도 0% 아래로 내려갔다. 네덜란드 국채도 '마이너스 금리 클럽'에 동참했다. 영국 10년 국채금리도 역대 최저치로, 0.5%에 불과하다.

이번 주 중국 위안화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을 뚫고 내려간 뒤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공포가 고조됐고, 주가는 급락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채권으로 더욱 몰리는 형국이다.

CNN은 "이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채권을 사는 게 미친 것처럼 보이지만, 채권 금리는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잠재적인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고, 이에 따라 투기적인 주식보다 안전한 국채에 더욱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뉴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렌던 멀린 전략가는 "글로벌 투자자는 미국 국채는 물론, 마이너스 금리의 유럽 국채를 왜 사들이는 것일까"라며 "유동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저위험 자산을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상황은 채권 매수에 유리한 편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 비판했으며 결국, 미국 정부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덜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았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이어갈 수 있다. 트럼프의 압박 때문이 아니라 시장이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레드너 CIO는 "연준이 대통령 트윗에 너무 많은 주의를 기울이진 않겠지만, 연준은 지난 30년간 일본에서 나타난 일에는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없다면 글로벌 성장세도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 블랙홀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다. 그곳은 일본"이라며 "연준은 더욱 강력하게 행동하면서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매트 톰스 CIO는 "되살아난 무역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채권시장에는 (강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멀린 전략가는 "미국 10년 금리는 지난 2016년 여름 수준인 1.40%선도 뚫고 내려가며 역대 최저치로 하락할 수 있다"며 "특히, 연준이 앞으로 몇 달 간 금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연준이 앞으로 수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멀린 전략가는 "마이너스 영역에 빠진 유럽 국채금리가 얼마나 하락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솔직히 유럽에서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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