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스트롱맨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양보의 움직임을 보일 여력이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시 주석이 양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고조돼 양국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는 10월이 중국 건국 70주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시 주석이 건국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세계 강대국의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내세울 것으로 매체는 전망했다.

베이징 소재의 정치 분석가 우 치앙은 시 주석이 그동안 열렬한 민족주의자이자 전지전능한 의사결정권자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면서 "시 주석은 본인의 이미지에 발목을 잡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 내에서 발생하는 작은 위기들과 홍콩 반정부 시위 사태,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이 쌓이면 시 주석에게는 상당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시 주석이 공산당 집단 내에서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됐다거나, 시 주석의 외교정책이 강경해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일으킨다는 등 공산당 지도부 내에서 일부 시 주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시 주석이 미국에 양보할 여력이 없는 만큼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 용딩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보복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한 관세가 미국 경제를 다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이징의 인민대학교의 시 인홍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은 중국 지도부를 심각하게 동요시켰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과 공정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장기화된 무역전쟁뿐 아니라 갈등 고조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체는 미국과 중국의 협상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이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를 바라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전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사장을 역임했던 관 타오는 "양국은 싸우면서 협상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은 해소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릴 뿐 아니라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5시 4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