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사업부(FC)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매각 과정에서 일정이 몇 차례나 갑작스럽게 연기된 데다, 이달 들어 사실상 진행이 중단된 상태로 매각 무산 가능성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한화 외식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지난달 두 차례 연기된 본입찰이 연기된 이후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원매자의 요청에 따라 본입찰이 계속 연기됐고, 이달 초 다시 본입찰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딜 자체가 무산된 건 아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화 외식사업부는 위탁 급식 및 컨세션, 식자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매각에는 위탁 급식사업 브랜드 푸디스트와 종합 식자재 전문 브랜드 소후레쉬, 중식당 티원과 베이징도 포함됐다.

당초 삼정KPMG는 지난달 12일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CJ프레시웨이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하려다 지난 19일과 26일 2번이나 입찰을 연기했다.

본입찰 일정이 계속 미뤄지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다.

한화그룹은 외식사업부의 몸값으로 2천억원가량을 희망하고 있지만, 인수후보자들은 외식사업이 전반적으로 정체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과도하다는 평가다.

후보자들은 1천억원 초중반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측은 외식사업부의 매출 규모가 꾸준히 성장세에 있다는 점을 들어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매자들은 최근 들어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이익을 남기기 힘든 외식업 구조 등으로 비싼 값을 주고 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화 외식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7천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775억원(12%) 증가했지만 74억원의 영업손실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올 1분기에도 54억원의 적자를 냈다.

IB 업계에서는 한화그룹과 원매자들의 가격에 대한 의견 차가 커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본입찰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협상이 급진전할만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할 곳이 없는 데다, 일부 원매자들은 본입찰 참여 포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상적인 딜 진행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이번 외식사업부 매각이 무산될 경우 한화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비핵심 자산 정리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면세점 사업 철수를 발표했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 사이판리조트 매각도 추진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이 불황인 데다 한화 외식사업부 실적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한화가 프라이빗딜로 전환하는 등 매각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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