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금리 1.6% 하회…글로벌 금리 동반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 금리와 중국 위안화 환율 움직임에 연동돼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뉴질랜드와 인도, 태국의 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 둔화 공포를 자극해 다시 강하게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에 글로벌 성장 우려가 커져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5% 가까이 폭락했다.

무역전쟁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큰 가운데, 뉴질랜드와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국채금리 급락을 촉발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를 하회했고, 30년물 국채금리도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마이너스(-) 0.6%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다.

뉴질랜드는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깜짝 인하했고 인도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큰 35bp 인하를 단행했다.

태국 역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25bp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 세 나라의 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반드시 금리를 더 많이, 더 빨리 내려야 한다"고 압박한 점도 금리 급락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보다 연준이 더 문제라는 격한 표현도 동원하며 연준을 거듭 공격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소식과 긍정적 소식이 혼재했다.

미국은 정부 기관이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의 통신 장비 등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내놓으면서 다음 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 부부장이 최근 양국 갈등에도 오는 9월 협상은 계획했던 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몇몇 분야에서 긴장이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무역전쟁 역풍이 추가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무역 문제와 더불어 다른 글로벌 상황은 더 많은 역풍을 만들었다"면서"잘 모르겠지만, 지난주 금리 인하보다 더 많은 것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45포인트(0.09%) 하락한 26,00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1포인트(0.08%) 상승한 2,883.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56포인트(0.38%) 오른 7,862.8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가 한 층 커진 가운데, 미 국채 금리와 중국 위안화 환율 동향을 특히 주시했다.

장 초반에는 미 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금리 급락은 경제 둔화 우려로 이어지는 만큼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다우지수는 장 초반에 60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금값이 약 6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분위기도 뚜렷했다.

다우지수는 하지만 이후 차츰 낙폭을 줄이다가 장 후반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S&P와 나스닥도 급반등했다.

미 국채금리가 반등한 점이 안도감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은 장 초반 이후 차츰 반등해 증시 마감 무렵에는 1.7% 부근까지 올랐다.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CNH) 환율도 이날 미국 장 초반 7.0971위안까지 올랐던 데서 7.0824위안 부근으로 반락하며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환율 전쟁 불안은 여전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6.9996위안으로 올렸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 중요한 7위안에 더 바짝 다가섰다.

이는 전일 고시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위안 환율이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다시 키웠다.

이날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가 1.32% 오르며 선전했다.

반면 금융주는 1.21%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연준은 미국의 6월 소비자 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 대비 146억 달러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4.3% 증가했다.

지난 5월 5.3% 증가에서 둔화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파르탄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금리가 급락하고 있으며 금값은 급등 중"이라면서 "이는 무역전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1.9%,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28.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7% 하락한 19.4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5bp 내린 1.675%를 기록했다. 장중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0%를 밑돌았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8.6bp 하락한 2.181%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4bp 떨어진 1.56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2.7bp에서 이날 10.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한 상황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 미 국채는 물론 글로벌 국채가 동반 상승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60%, 30년물은 -0.137%로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호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사상 처음으로 1% 아래에서 마감됐다.

인도와 뉴질랜드, 태국 중앙은행은 간밤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금리를 50bp 인하했고, 인도는 35bp, 태국은 25bp 내렸다. 이들 국가 역시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 대열에 합류했다.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에 글로벌 경제 전망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투자자 인식이 강해졌다. 독일의 6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저조한 점 역시 우려를 더 했다.

핌코의 요아힘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국채수익률 바닥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스스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곡선이 더 평탄해지고 일부 역전 현상이 지속한 점도 침체 우려를 키웠다.

10년과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40bp 가까이 벌어지는 등 2007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역전됐다. 10년과 2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는 장중 7.4bp로, 2007년 6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은 글로벌 거시경제위험이 커졌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필요한 만큼 금리를 많이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있어,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결국 더 공격적인 연준 금리 인하에 이런 예상이 거둬질 것"이라며 "중간 조정이라도 100bp에서 125bp 정도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27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는 약했다. 국채수익률이 큰 폭 하락한 상황에서 10년물은 1.670%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20배였다.

약한 입찰에 미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보다는 낙폭을 회복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캐론 글로벌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7월 25bp 인하는 정책 실수로, 50bp 인하였어야 했다"며 "무역 전쟁과 관련된 위험에서 먼저 빠져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은행인 연준이 뒤따르기보다는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탠다드 뱅크의 스비트 바로우 G10 전략 대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 인하 폭이 예상의 두배였다는 사실은 전망을 확실히 더 우려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뉴질랜드 달러 하락을 이끌어, 환율 전쟁에서 다른 나라에 선수를 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뉴잉글랜드 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인 닉 기아코마키스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정치적 압력이 더 큰 불확실성을 만들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투자자 신뢰도도 훼손되고 침체 가능성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22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545엔보다 0.316엔(0.3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20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976달러보다 0.00048달러(0.0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01엔을 기록, 전장 119.30엔보다 0.29엔(0.2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1% 내린 97.625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와 인도, 태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투자자 공포를 자극했다.

미 국채수익률이 장중 1.6%를 밑도는 등 큰 폭 하락한 점도 달러에 부담을 줬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금리를 50bp 인하해 시장의 25bp 인하 예상을 웃돌았다.

인도는 35bp 인하해 통상적인 인하 폭 25bp보다 더 컸다. 올해 들어 4번째 인하였다. 태국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25bp 내렸다.

금값이 6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과 같은 안전통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엔은 장중 105엔선에 진입해, 올해 초 이후 최저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다만 큰 폭 하락하던 뉴욕증시가 장 후반에 낙폭을 회복하는 상황에서 달러 하락 폭도 다소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이 전 세계적으로 더 비둘기파적인 전망을 채택하자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자국 통화 절하가 이어지자 환율 전쟁 우려도 살아나고 있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통화 전략가는 "복수의 중앙은행이 완화 정책을 내놨고, 일부는 예상보다 폭이 컸다"며 "여전히 시장에 대해 더 경계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넬슨 전략가는 그러나 "이번 완화가 글로벌 경제를 실제 부양할지 일각에서 여전히 우려가 이어진다"며 "통화 정책의 중요성이 투자자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달러는 1% 이상 내렸다. 호주도 예상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투자자 베팅에 호주 달러 역시 0.5%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7위안에 바짝 다가선 위안화 환율을 고시한 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국채수익률이 무너졌고 금은 급등했다"며 "무역전쟁이 경제에 미칠 충격이 더 우려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UBS의 에반 브라운 매크로 자산배분 전략 대표는 "남은 여름 시장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부분 면제를 줄지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늘릴지에 따라 긴장이 완화될 수 있고, 그동안 상황이 빠르게 악화한 만큼 여건 개선도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4달러(4.7%) 폭락한 51.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타격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급부상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직결된다.

이밖에 12월물 금 가격도 온스당 1,519.60달러 마감하며 약 6년 만에 1,500선을 뚫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움직임이 확연해진 셈이다.

위험자산으로 취급되는 원유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미 원유 재고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낙폭을 더 키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23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약 444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53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2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는 앞선 주까지 7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나 예상과 달리 증가했고, 다른 석유제품 재고도 예상보다 더 늘었다.

반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227만 배럴로 증가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해서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언 대표는 "수요 증가와 경제 성장이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시장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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