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총성없는 경제전쟁 시대의 생존법
[데스크 칼럼]총성없는 경제전쟁 시대의 생존법
  • 이장원 기자
  • 승인 2019.08.0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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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가 정치, 외교, 안보, 경제할 것 없이 전 분야에서 거칠게 맞붙고 있다.

특히 8월 들어 각 나라의 갈등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미국은 중국에 3천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은 이에 맞서 위안화 환율을 1달러당 7위안 위로 올리는 것을 용인하며 맞대응했다. 미국은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품 구매 중단으로 맞불을 놨다.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이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예고한 대로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2차 무역 보복을 가했다. 우리나라도 지지 않고 맞받아치고 있다. 당·정·청이 힘을 모아 역공을 펼치고 있다. 확전 양상으로 돌입한 한일 경제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추가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민심도 분노하고 있어 갈등 해결의 해법을 쉽게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의 보복은 세계 무역전쟁의 흐름 속에서 선언한 자국 우선주의의 결정체다. 동북아 경제의 판이 변하는 신호탄이고 자유무역의 물결이 보호무역으로 바뀌어 한반도에 상륙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말인 슬로벌라이제이션이 동북아에서도 본격적인 서막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의 퇴조를 의미하는 슬로벌라이제이션은 말은 복잡하지만 내포하고 있는 뜻은 단순하다. 다소간에 경제 피해, 경기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자국 우선주의의 개념으로 경제의 새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스트롱맨들이 강대국들의 지도자로 떠오른 이후 나타난 근본적인 철학의 변화다.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 등 스트롱맨들이 강펀치를 주고받으며 스트롱 액션을 펼치는 과정에 우리나라에도 경제전쟁의 불똥이 잇따라 튀고 있는 격이다.

세계화는 연결의 철학이었지만, 슬로벌라이제이션은 단절의 철학이다. 세계는 이제 단절의 시대로 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두 나라의 교류는 급격히 줄 것이다. 여행과 불매운동, 민간교류 중단 등 다양한 형태로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정립된 신 국제질서는 우리에게 철저한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그동안 세계화에 편승해 과실을 맛봤으나 자국 우선주의 시대에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건 역으로 치명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경제전쟁 시대엔 생존이 우선이다.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를 본 우리나라는 이제 새 국제질서에 맞춰 생존전략을 짜야 한다. 결국 우리의 경제 실력과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의 산업경쟁력과 금융경쟁력은 과연 독립적 생존이 가능한가. 단절의 시대에 기존의 국제분업은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고, 세계화 시대에 만들어진 밸류체인은 모두 단절될 것이다. 새로운 밸류체인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추진해온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이 대안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공급망을 우리나라 안에서 만드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그러한 환경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가 잘만 활용하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준비는 덜 됐지만 지금이라도 착실하게 전략을 마련해 자립할 수 있는 경제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시장부장 이장원)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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