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0%를 밑돈 데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 국채금리는 뉴질랜드, 인도, 태국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대폭 금리를 내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부상했고, 이로 인해 안전자산인 국채로 투자자들의 쏠림이 강화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뉴질랜드, 인도, 태국의 금리 인하 소식에 아시아 시장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랠리가 촉발됐고, 이후 유럽과 미국의 국채가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 스위스의 조나단 콘 금리 전략가는 CNBC에 "해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국채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거 금리 담당 헤드도 뉴질랜드의 금리 정책은 통상 유럽 채권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날 과감한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조치를 통해 추세에 앞서 자국 통화가 오르지 못하도록 한다고 느낌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0%를 밑돌았다. 10년과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장중 40bp까지 벌어져 2007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역전됐다.

독일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도 이날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스페인 3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를 밑돌았고, 스페인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네덜란드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인 -0.504%까지 떨어졌고, 아일랜드 10년물 금리도 사상 처음 제로 밑으로 떨어졌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예상보다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우려를 촉발했고, 잇따른 해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겼다.

인도 중앙은행 역시 통상 내리던 금리 수준보다 많은 35bp만큼 금리를 내렸고, 곧이어 수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던 태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25bp 인하했다.

팜코 프리즈마의 푸트리 파스쿠알리 매니징 디렉터는 마켓워치에 "글로벌 성장세가 일치된 흐름으로 둔화하고 있다"라며 "2년 전만 해도 글로벌 동반 성장을 얘기했다면 지금은 글로벌 동반 둔화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 은행의 스티브 바로우 G10 전략 헤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금리를 평상시의 두배로 인하하면서 시장에 경기 전망을 우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 동시에, 금리 인하를 통해 뉴질랜드 달러 가치를 내려 환율전쟁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각국의 잇따른 금리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세 개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렸다"라며 "문제는 중국이 아니다. 우리는 전보다 더 강하고 미국으로 돈이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긴축했다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연준"이라며 "연준이 반드시 금리를 더 많이, 더 빨리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연준에 또 다른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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