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무역가중치 기준의 미국 달러화 가치가 17년 만에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 시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로 돌아갈 수 있는 전조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GLG 글로벌매크로 헤지펀드의 공동 매니저였던 라울 팔은 7일(현지시간) 마켓워치를 통해 "앞으로 3개월은 시장의 절벽 끝이 될 것이고, 우리는 지금 그곳에 있다"고 진단했다.

팔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몇 안 되는 전문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금융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월가 투자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시스템 스트레스가 확대된다는 분명한 신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팔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 이후 가장 취약하고, 잠재적으로는 2008년의 금융위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가중치 기준으로 측정한 미국 달러화 가치가 크게 강해졌고, 이는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무역가중치 기준 달러화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 정도가 17년 만에 가장 크다는 얘기다.





팔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미국 이외의) 지역 통화가 달러 대비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BOA메릴린치는 "환율은 현재 모든 자산에서 지배적인 주제가 됐다"며 "무역 분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환율이 중심 무대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지난밤에는 태국과 인도, 뉴질랜드가 시장의 예상을 깨는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팔은 "이런 글로벌 통화의 약세 기조가 시장의 침체 분위기를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5조1천억달러의 외환시장은 모든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분야이고, 주로 달러를 통해 거래된다"며 "그런 이유로 달러의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 변수"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는 등 환율이 주요 불안의 연결고리가 됐다는 뜻이다.

팔은 "이번 경기 주기는 부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경기 침체는 세계나 미국이나 매우 높은 확률의 이벤트가 됐다"고 전망했다.

BOA메릴린치도 "시장은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며칠간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내려가는 것도 이런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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