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시책비 과당경쟁 등으로 얼룩진 손해보험업계에서 KB손해보험이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치경영' 중심 매출 전략으로 내실을 높이는 데 힘쓰면서 고리스크상품 중심의 장기인보험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과도한 시책비 등을 통한 출혈경쟁으로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높여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KB손보의 시장점유율은 13%대로 제자리걸음에 멈춰 있지만 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신계약 가치와 내재가치(EV) 관리에 주력했다.

올 상반기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천6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6% 감소했지만, 신계약가치와 EV는 개선됐다.

EV는 보험사가 보험가입자를 받지 않는다고 가정해 평가하는 지표로 보다 면밀한 진단이 가능하다.

2017년 말 3조4천760억원이었던 KB손보의 EV는 작년 말 4조9천130억원으로 41.3%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 말과 비교해 26.9%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유지했다.

신계약가치도 올 상반기 4천9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증가했다.

특히 KB손보의 신계약가치 측정 시 신지급여력제도(K-ICS) 기준의 강화된 자본비용을 완전히 반영하여 산출하고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일관된 가치경영 중심의 매출전략을 지속하면서 전략적 고수익 상품군의 적정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신계약가치를 증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손보는 EV와 신계약가치 등 미래가치를 담은 경영지표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KB손보의 가치경영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출혈경쟁에 뛰어들지 말고 보험업 특성에 맞는 가치경영 지표를 보여달라"고 양종희 KB손보 사장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는 지급여력(RBC)비율도 자본확충 없이 190%의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금리 상승기에 높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한 것과 달리, KB손보는 채권의 만기 보유 정책 및 듀레이션 갭의 철저한 관리 등을 통한 자본 변동성 축소로 대응했다.

KB손보는 체계적인 금리리스크 관리를 통해 RBC비율을 관리하는 만큼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KB손보가 리스크 관리에 강한 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 불황 속에서 독립보험대리점(GA)에 대한 수수료 경쟁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손보업계에 KB손보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며 "단기 외형적 성장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면서 차별화를 이루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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