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위안화의 가파른 절하 우려가 줄어든 점 등에 힘입어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난 가운데 최근 가파른 상승 랠리 부담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중국 지표와 위안화 관련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추가 감산 기대와 위안화 절하 우려 경감 등으로 큰 폭 올랐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촉발한 환율 전쟁 공포가 다소 누그러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앞서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43위안(0.06%) 오른 7.0039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2008년 5월 이후 약 11년여 만에 최고치며 7위안도 넘었다.

인민은행은 다만 시장 거래 수준이나 기대치보다 낮게 기준환율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역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CNH) 환율이 반락하는 등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위안화 절하 공포가 누그러들고, 미국 국채금리도 전일 급락에서 벗어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다소 개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달러 우려 발언은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높은 금리는 달러를 지속해서 강세로 만들고 있다"면서 "금리가 상당 폭 인하되고 양적긴축(QT)이 없다면, 달러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존 정치 불안도 부상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날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 해체와 조기총선 실시 방침을 공식화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성명에서 오성운동과의 연정은 붕괴했다면서 "우리는 조속히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다시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균형재정 기조를 깨고 재정지출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온 점은 위험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독일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규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은 지난 2014년 이후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8천 명 감소한 20만9천 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21만5천 명보다 적었다.

반면 상무부는 지난 6월 도매재고가 전달과 비교해 변화없음(0.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0.2% 증가였다.1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1.12포인트(1.43%) 오른 26,378.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4.11포인트(1.88%) 상승한 2,938.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76.33포인트(2.24%) 급등한 8,039.1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무역전쟁 경계 속에 미 국채금리 및 중국 위안화 환율 동향 등을 주시했다.

위안화 가파른 절하에 대한 긴장감이 다소 완화했다.

이에 따라 역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CNH) 환율이 반락하는 등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과격하게 절하하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강화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 필요성을 또다시 주장하는 등 환율전쟁 불안은 상존했다.

전일 급락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던 미 국채금리 하락세가 진정된 점도 시장의 공포를 줄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1.6%를 밑돌기도 했지만, 이날 장중 한때 1.79%까지 반등했다. 다만 장 후반에는 1.70% 부근으로 다시 반락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3.3%(달러화 기준)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 감소보다 훨씬 양호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균형재정 기조를 깨고 재정지출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온 점도 유로존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역전쟁 긴장을 키울 수 있는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일 정부 기관이 화웨이 등 중국 기술 기업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이 특정 기업들을 차별적이고 불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에 강력한 불만과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며 "미국이 국가의 힘을 남용해 중국 기업을 먹칠하고 억압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 이미지를 손상하고 세계 산업 사슬을 심각히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구글과 트위터가 자사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세스를 사용키로 했다는 소식으로 AMD 주가가 16% 이상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2.39%, 커뮤니케이션이 2.22% 올랐다. 유가 반등에 힘입어 에너지도 2.89%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움직임에 대해 안도감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CPR 에셋 매니지먼트의 바스티엔 드루트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중국이 위안화를 그렇게 심하게 절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3.5%,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16.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24% 하락한 16.9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5bp 오른 1.710%를 기록했다. 장 초반 1.789%까지 올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9bp 상승한 2.230%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6bp 오른 1.61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0.6bp에서 이날 9.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속 급등한 부담에다 30년 만기 국채 입찰도 약해, 미 국채 값은 숨 고르기를 보였다.

이번 달 들어 전일까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0bp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전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1.6%도 하회했으며,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2017년 10월 23일, 2016년 7월 29일 이후 가장 낮았고, 올해 들어 최저치를 연속 경신했다.

또 위안화 약세 우려가 다소 줄어 위험자산 선호도 살아났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 시장에서 연속해서 가파른 수익률 하락이 나타난 이후 오르고 있다"며 "향후 몇 주 10년 만기국채수익률이 1.85% 정도로 올라 국채 값이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 24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 이어 이날 19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입찰에서도 약한 수요가 확인됐다.

미 국채 30년물은 2.35%에 발행됐고, 응찰률은 2.24배였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가이 레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해외 투자자 수요가 약했고 입찰도 매우 보수적으로 이뤄져, 입찰 가격이 약간 약했다"며 "10년물 수익률은 단기 바닥을 확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시장은 위안화와 유럽 국채수익률에 영향받고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는 다소 뒤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채수익률이 현재로서는 바닥을 찍은 것 같고 단기적으로는 더욱 그렇다"며"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유로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다른 형태의 완화책을 내놓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해 미 국채수익률 상승 폭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줄었다.

FXTM의 후세인 사에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제 전망 악화에 점점 더 대비하는 것 같다"며 "다만 경제지표는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은 77%를 나타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24%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00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229엔보다 0.223엔(0.2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8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025달러보다 0.00150달러(0.13%)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59엔을 기록, 전장 119.01엔보다 0.42엔(0.3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3% 내린 97.594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지표와 위안화가 안도감을 줘 위험투자 심리가 다소 살아났지만, 무역 전쟁 우려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도 여전해 달러는 엇갈렸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3.3%(달러화 기준) 증가했다. 시장 예상 2%보다 훨씬 양호했다.

TD 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고시된 기준환율이 7위안을 넘었지만, 시장에는 비교적 잘 받아들여졌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부 잠잠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마뉴엘 올리베리 외환 전략가는 "중국 당국의 최근 발언은 위안화 안정을 원한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그렇지 않고 위안화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자본유출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 심리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요인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급증"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인도, 태국의 금리 인하에 이어 필리핀도 금리를 내려 전 세계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는 이어졌다.

이사 전략가는 "이제 중앙은행이 서로 앞지르려고 할 위험이 있다"며 "중앙은행이 그렇게 할수록, 시장 참여자들은 예상보다 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며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미 국채 랠리는 멈췄다.

IG 증권의 주니치 이시카와 선임 외환 전략가는 "달러 대비 엔화 약세는 둔화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번에 호주 통화가 특히 약세를 보였는데, 이런 점은 엔화를 전반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정부가 신규 채권 발행을 통해 그동안 유지했던 균형재정을 포기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이란 보도가 나와 유로는 잠깐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속에서 유로로 조달한 이머징마켓 캐리 트레이드가 풀리면서 유로는 최근 며칠간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외환 분석가들은 "위안화 절하와 관련된 위험에 집중해야 한다"며 "6.87에서 7.04로 조정됐는데, 이는 체제 변경을 뜻하고 연쇄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중국의 외환 정책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이머징마켓으로 자금 유입이 줄어 글로벌 성장을 억제할 것이며, 중국은 위안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장기자본을 유치해야 한다는 압박에 곧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5달러(2.8%) 급등한 52.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과 중국 위안화 환율 동향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 관계자는 전일 원유 투매 현상을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란 발언을 내놨다.

사우디가 다른 산유국에 최근의 유가 급락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사우디 관계자는 강한 수요가 있음에도 글로벌 원유 재고 감축과 시장 안정을 위해 8월과 9월에도 원유 수출 규모를 하루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최근 유가 급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OPEC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급부상했다.

중국의 7월 원유 수입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14% 늘어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점도 유가 반등을 도왔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촉발한 환율 전쟁 공포도 다소 누그러졌다.

위안화 절하 공포가 누그러들고, 미국 국채금리도 전일 급락에서 벗어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다소 개선됐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 정세도 여전히 불안하다.

이란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미국은 이란과 새로운 전쟁을 벌이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전면적인 위협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란과 감히 전쟁할 수 없다"라며 "이 전쟁이 나면 이스라엘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궤멸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등 산유국의 추가 감산 가능성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렉스 스펙트론의 조지 슬라보프 연구원은 "브렌트유가 50달러대 중반인 것은 그들(산유국)에 좋은 일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그들이 공격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그들이 공식적으로 OPEC의 긴급회의를 요청할지 아니면 단지 성명을 통해 유가 반등을 꾀할 것인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7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