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위안화 절하 카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려 했던 것 같다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생각은 "당신(미국)은 우리(중국)를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당신의 농부들을 파멸시킬 수 있고 주식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 다시 생각해보겠는가?"라는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말했다.

그동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가할 때마다 잠시 멈춰 그가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줬으나 이번에는 달랐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조만간 경고사격이 전면적인 무역 및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중국인들에게 피해를 미칠 수 있지만, 중국은 그러한 충격에 상당히 잘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중국은 통화 및 재정 부양책으로 내수를 확대할 수 있으며 위안화 약세를 통해 수출 역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에) 고통을 줄 수 있다. 대두를 다른 국가에서 사들여 미국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이번주 목격한 것처럼 위안화를 약화하는 상징적인 조처로 미국 증시를 폭락시킬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은 기술적이고 정치적인 요인들로 방해받고 있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이 낮은 상태여서 폭이 크지 않고, 지난 2017년 기업친화적 감세 정책을 이미 꺼낸 바 있어 추가 부양책을 꺼내려면 민주당에 크게 양보해야 하지만 그런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조 대응도 불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는 말할 것도 없이 타국에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누구도 미국 편을 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입지가 취약하다"면서 "중국은 위안화 미니 절하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러한 현실을 일깨우려고 시도했다는 것이 나의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학에 대해 조금이라는 아는 이들은 계속해서 해고하고 있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남아있는 주위 사람들의 말조차 듣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무역분쟁은 결국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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