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이수용 기자 =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정치권 여야가 증권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 지금 상황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와 비슷한지 여부를 두고도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오후 서울시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한국증시, 애널리스트로부터 듣는다' 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가 20년 전과 달리 정부도 기업도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며 "이것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와 비교할 만한 상황인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거래소에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사흘 동안 7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고 환율 인상을 보면서 국민 사이에는 제2의 IMF 위기가 온 것 아니냐는 불안 심리가 깊게 퍼져있다"는 발언을 한 데 따른 반응이다.

이 대표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이것은 비단 주식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똑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가변적이라 현장에서 느끼는 생동감 있는 말씀을 경청해 시국을 헤쳐나가도록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당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는 점과 1천조원이 넘는 대기업 사내 유보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올 만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제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병문 타이거투자자문 부사장은 "한국은 중국 위안화 블록에도 속해있고, 미국 달러 블록에도 속해서 중국이 어려워지면 중국보다도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9%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일본 이슈는 그간 한국 경제에서 제기됐던 수요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 측면 이슈로, 국산화 등 장기처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처음 일본에서 카미카제식 기습적인 (수출 규제) 공습이 나왔을 때 당황했지만, 시간을 두고 반도체 관련 업체들을 만나보니 나름 대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반도체 산업은 과도한 재고와 수요 부진으로 가동설비 조정, 인위적인 양산 없다고 이야기했다"며 "양산 일부를 연구·투자(R&D)로 전환하면서 테스트를 적극 진행 중으로, 이는 기회 혹은 모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정이 한 사이클 돌아가는 데 3달이 걸리기 때문에 9월이 되어야 결과가 잘 되고 있는 지 파악할 수 있다"며 "반도체는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어려움이 없으려면 정부 지원 업체의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한정숙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나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시장 점검 현장 간담회에서 "이번 정부 들어 소득주도 성장이라든지 반기업 정서, 포퓰리즘 정책 등으로 경제 전체가 상당히 약해져 있는데, 대외적인 리스크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과연 시장의 힘으로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고 투자자들의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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