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의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와 최근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 등으로 큰 폭 올랐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6달러(3.7%) 급등한 54.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2%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이에 대응한 산유국의 추가 감산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시장 투매를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이후 산유국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가 급부상했다.

사우디가 8월과 9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여기에 유럽지역의 원유재고가 다소 줄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유로오일스탁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16개 국가의 원유재고는 7월에 6월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다소 경감됐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6개 줄어든 764개를 기록했다.

원유 수요 둔화 우려는 지속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120만배럴에서 11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세 번째로 이뤄진 수요 하향 조정이다.

IEA는 지난 1~5월 원유 수요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도 밝혔다.

다만 IEA가 수요 전망 하향 조정 방침을 이미 밝힌 만큼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관련해서도 불안이 지속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 합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예정된 양국 간 고위급 대면 협상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250포인트가량 떨어지는 등 불안이 여전하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유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의 카롤라인 베인 수석 원자재 경제학자는 "글로벌 경제 성장 약화와 원유 수요 증가 둔화가 유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낙폭은 과하다"면서 "이란 수출은 붕괴했고, 사우디도 추가 감산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는 "사우디의 추가 감산 가능성과 달러 약세 등이 이날 유가 랠리를 이끌었지만, 우리는 이를 지속가능한 상승이 시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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