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지난 4월 2,25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8월에 1,9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올해에만 12% 이상 하락해 글로벌 증시에서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부진과 글로벌 무역갈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과도한 불안 심리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주가(Fwd) 순자산비율(PBR)은 지난 5일 0.79배까지 떨어졌다.

과거 PBR이 0.8배를 밑돌았던 경우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한정된다.

주가가 크게 저평가되면서 추가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자기자본수익률(ROE)도 IMF 이후 최저 수준인 7.6%로 내려앉았다.

기업의 대표 생산성 지표인 ROE가 크게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주가에 투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순이익 비중으로 약 80%에 해당하는 종목들이 전망치 17조보다 4.5% 낮은 16조2천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며 "발표 실적을 반영하면 2분기 기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전분기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 PBR이 0.8배 전후까지 하락했지만 기업이익 지표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밸류에이션에 의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한국과 일본의 갈등 전면전 등 대외 악재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수출에 편중된 산업구조도 대내외 악재에 증시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

반도체 수출은 1천30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20%에 육박하기도 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국내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 등이 국내에 큰 부담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 구조 개선 방향이 바이오 기술 기업 위주로 몰리는 가운데 바이오 업종이 각종 악재성 이슈에 휘말린 점도 증시에 큰 타격이 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내 증시 수급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 증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강봉주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은 2018년 130조원에서 올해 99조원으로 하락할 것이지만 2020년 124조원까지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런 관점에서 9월 전후까지 이익 역성장에 대한 비관이 증시에 반영될 것이며 이후 연말로 갈수록 완만한 회복 기대가 증시 반등 시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8시 5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