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한일 무역분쟁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화될 경우에는 금융회사의 기업 여신에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은 업권과 무관하게 조달 및 운용에서 국내 비중이 절대적인, 사실상 내수산업"이라며 "이에 따라 금융업 전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우선 은행업권의 경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일본계 자금 조달금액은 10조원 내외로, 전체 조달 금액의 0.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 국가나 국내 조달을 통해 충분히 대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일본계 자금 조달 비중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자회사인 SBJ은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SBJ은행은 신한은행의 해외 자회사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며 "다만 신한은행 자산의 약 2.3%를 차지하는 만큼 신한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캐피탈사의 경우에도 일본계 조달금액이 전체 조달의 2.2%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이나 증권,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부업의 경우 타 업권과 비교해 일본 자금의 영향력이 상당해 일본계 대부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철수하게 되면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산와대부,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업계 상위권을 달리는 일본업체의 대부자산 기준 점유율이 38.5%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주요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이 감소해 대부업권 전체에 대한 영향이 과거보다 경감됐을 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여신공급이 이들 대부업체의 대부공급 감소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서민금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신평은 최대주주가 일본계인 JT캐피탈·오릭스캐피탈·SBI저축은행·산와대부·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업체별로도 무역 분쟁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와대부의 경우 자본이 전액 일본계 지분으로 구성돼 있어 자본 회수를 통한 국내 시장 철수가 용이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한신평은 국내 금융회사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은 가운데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자산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일부 일본계 조달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는 무역분쟁이 심화돼 자본거래 제한이 생길 경우 영업마진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또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금융회사까지 확대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국 무역분쟁이 지속되면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등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쳐 금융회사의 기업 여신에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며 "하반기 국내 성장률 등이 저하된다면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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