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중국 위안화 절하에 대응해 미국이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지난주 달러-위안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7위안 선을 돌파했다.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통제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이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춰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상쇄하려는 노력으로 간주했다.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이 이에 대응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려고 하면 이는 자멸적인 경쟁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WSJ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 1.2% 올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를 끌어내리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단순하게 보면 달러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은 해외로 유출되는 경향이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유례없이 낮은 -0.4%로 낮춘 만큼 정책 금리를 훨씬 더 인하하는 정책 조치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1.7%로, 1년 전 3%에서 떨어졌다. 경제 우려가 커지면 금리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지만, 이는 시장에 딜레마가 될 수 있다. 경제 혼란이 커지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데, 여기에는 달러도 포함된다.

정부의 인위적인 달러 매각도 중기적으로 보면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환율안정기금으로 230억 달러를 보유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예비자산으로 510억 달러를 추가로 가지고 있다. 5조 달러 규모의 외환시장에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다.

중앙은행이 달러를 만들어 판다 해도 그 영향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통화 등 유동성이 높은 금융 자산은 수요와 공급보다는 미래 가치 기대에 따라 더 많이 거래된다. 많은 투자자는 연준 때문에 달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달러 가치는 실제 다른 나라보다 더 회복력이 큰 미국 경제 기대 때문에 상승했다.

2010~2011년 엔화 약세에 개입한 일본은행(BOJ)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행은 4번 중 겨우 1번만 통화 가치를 떨어뜨렸고, 그조차도 30일 후에는 영향이 소멸했다.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대한 보복으로 달러를 대항수단으로 선호할지 모르지만, 훨씬 뜻대로 되지 않는 외환시장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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