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도 부각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31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604엔보다 0.289엔(0.2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212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028달러보다 0.00099달러(0.09%)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08엔을 기록, 전장 118.31엔보다 0.23엔(0.1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2% 내린 97.428을 기록했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홍콩 시위대가 홍콩공항을 점령하는 등 긴장이 고조돼 안전통화인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면서, 9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달러-엔은 장중 105엔대 초반까지 내려가 올해 초 플래시 크래시를 제외하고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엔화는 이달 들어 3% 이상 올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경쟁자들을 제치고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 우려가 커질 때 엔화는 안전통화 지위 때문에 대체로 강세를 보이지만, 이번에는 달러 약세 베팅까지 더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등 달러는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스마트커런시의 존 말리 선임 외환 컨설턴트는 "지속되는 엔화 강세는 달러가 곧 약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심리 전환의 또 다른 신호"라며 "특히 개입 공포가 더 정당화될 경우, 달러는 추가로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엔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올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며 "무역 전쟁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되고 세계 경제를 저해하며 시장 활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초 중국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달러당 7위안 선을 웃도는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 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에 대응해 달러 약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 공포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엔은 유로에 대해서도 상승해,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위험 지표와 글로벌 시장이 더 변동성을 나타내고, 엔화는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엔이나 스위스 프랑과 같은 안전통화가 계속해서 유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이탈리아 연정 붕괴, 친기업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선 예비선거에서 크게 뒤진 것 등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 요인도 커졌다.

달러-아르헨티나 페소는 장중 30% 이상 급등해, 페소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ING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 수요를 늘리고 있다"며 유로-스위스 프랑이 1.0800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유로-스위스 프랑은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은 중국 경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에 힌트를 줄 이번 주 후반 잭슨홀 심포지엄 등을 앞두고 전반적으로는 조용했다. 8월 중반에는 많은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이 휴가를 떠나 통상 가장 조용한 거래 기간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그레고리 앤더슨 외환 전략 글로벌 대표는 "전반적으로 꽤 조용한 하루였다"며 "유로와 파운드가 상승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특별히 긍정적인 소식은 없었고, 시장은 두 통화에 대해 상당한 숏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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