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글로벌 성장 둔화에다 홍콩 시위 등 지정학적 우려도 가세해 큰 폭 상승했다.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격차는 6bp까지 좁혀져 수익률 곡선이 더 평탄해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9.1bp 내린 1.640%를 기록했다.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1.1bp 하락한 2.130%를 나타냈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으며, 사상 최저치와의 격차가 3bp로 좁혀졌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1bp 떨어진 1.578%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0.2bp에서 이날 6.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영국 노딜 브렉시트, 글로벌 지표 부진 등에다 홍콩 시위 격화 등이 더해져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더 커졌다.

성장을 저해할 요소가 늘어나 경제 전망이 약해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미 국채 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의 국제공항이 시위대에 의해 점령돼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지정학적 우려도 커졌다.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면서 미 국채 값은 상승폭을 키웠고, 미 국채수익률 급락에 뉴욕증시가 더 하락했다.

특히 최근에는 10년과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성장과 인플레이션 둔화에 더 베팅하고 있다는 뜻으로, 채권시장이 보내는 경고음이 더 커졌다.

이날 10년과 2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는 장중 6bp까지 좁혀졌다. 2007년 이후 수익률 곡선이 가장 평탄해졌다. 이미 10년과 3개월 국채수익률은 역전됐다.

도이체방크는 "시장에 무역 분쟁이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다"며 "글로벌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뚜렷한 것은 무역, 유럽 경제, 다른위험들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무역전쟁 위험 고조로 미국의 성장률이 0.2% 더 줄어 무역전쟁에 따른 GDP 충격은 총 0.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4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나머지 3천억 달러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9월 1일부터 예고한 상태다.

국채시장 랠리에도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중간 주기 조정'으로 내세운 7월 금리 인하 기조를 반드시 철회할 것으로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단기물 국채수익률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이체방크는 "금리 인하가 더 장기적일 것으로 연준이 예고할 경우, 10년 국채수익률은 1.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이날 경제 지표가 없어서 위험 관련 헤드라인과 주식시장 방향이 미 국채 값을 결정했다"며 "글로벌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어, 여전히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알파심플렉스의 캐스린 카민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주 이후 자산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대거 나타났다"며, 그러나 "지금 당장 채권에서 빠져 나가야 할 실제적인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전 세계가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한, 자금이 미 국채 같은 달러 표시 채권으로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어, 펀더멘털은 당분간 잊는 편이 낫다"며 "지표가 강하든 약하든, 실적이 계속 깜짝 상승하든, 상황이 보기보다 나아지는지는 현재로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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