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글로벌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던 영국의 '아톰뱅크'가 저금리 대출영업 등으로 연이은 적자를 내고 있다.

13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아톰뱅크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이후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톰뱅크의 당기순손실액은 지난 2017년 4천184만파운드(약 615억원)에서 올해는 8천15만파운드(약 1천2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순이자손실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각각 87만파운드(약 12억원), 563만파운드(82억원), 200만파운드(29억원) 등을 기록했다.

아톰뱅크는 국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벤치마크 사례로 관심을 받아온 은행으로, KPMG가 핀테크 대표기업을 소개하는 보고서에서 선도기업군 중 9위로 소개하기도 한 은행이다.

그러나 실제 수익성은 되레 카카오뱅크와 같은 국내 은행보다도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아톰뱅크의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BBVA는 지난 5월 아톰뱅크 인수 계획을 보류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낮아진 데에는 저금리 대출을 위주로 한 영업행태가 영향을 미쳤다. 은행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 프로모션 차원의 저금리 대출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기준 아톰뱅크는 5년 만기 정기예금에 2.5%의 금리를 제공했지만, 같은 5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은 1.89%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큰 폭의 역마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예수금 증가속도가 대출 증가속도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대출 재원을 은행채 발행이나 중앙은행 차입 등에 의존하면서 조달 비용이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고질적으로 영업 비용이 지나치게 큰 규모를 차지한 것도 적자를 낸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톰뱅크는 상각 주기가 5년인 IT 인프라의 감가상각 등으로 올해 회계연도 중 영업외손실 규모가 3천200만파운드(약 47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아톰뱅크의 사례는 실제로 고객 유치를 위한 비용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 케이뱅크와도 유사점이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2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확대된 적자폭을 보였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의 예금을 판매하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올라갔을뿐 아니라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말 1.9%에서 1분기 1.6%까지 하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비용이 증가하는 등 판매관리비가 늘ㅇ난 데다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손 비용도 늘어난 것이 부진한 실적의 이유"라며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사업 모델을 재편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아톰뱅크의 경영 부진은 초기 은행시장 선점을 위해 무리하게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한 데 따른 것"이라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있어 하나의 사례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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