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1,210원대 중후반으로 레벨을 높인 상태에서 당국의 강한 경계로 1,220원 상향 돌파는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일 이후 1,209~1,216원대 사이에서 종가를 형성하며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6일 장중 급등 압력을 받으며 장중 한때 1,223.0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내 강한 당국 경계감에 상승 폭을 축소했고 1,210원대 중반대에서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서울환시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롱 쪽이지만 고점 인식과 당국 경계감에 달러-원의 고점이 지속해서 막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갈등, 위안화 포치, 한·일 경제전쟁, 홍콩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수출 부진 및 우리 경제 우려 등 대부분의 재료가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으며, 해당 문제들이 전혀 해결된 점이 없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가파르게 1,200원 선을 뚫고 올라온 만큼 약간의 속도 조절이 연출되고 있으나, 달러-원은 중기적으로 추가 고점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은 전했다.

시장이 전체적인 눈치 보기 장세에 진입했으나, 외국계 은행 등 일부 역외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롱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원이 소폭 하락하거나 레벨을 낮출 때마다 일부 역외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달러를 매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역외들이 롱 눈치를 보며 서울환시 플레이어들의 계산이 복잡해진 모습이다"며 "달러-원에는 위쪽을 향한 재료가 우세한데, 가시적인 큰 재료가 없어 소극적인 롱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외 플레이어들은 1,210원 중반대 레인지 속에서도 하단에서 달러를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역외에서는 달러-원이 소폭 하락할 때마다 (달러) 매수하려고 하고 있다"며 "모든 재료가 위쪽을 향하는 시그널을 주고 있고 분위기도 확실히 상승 쪽이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당국 경계감이 강하고 달러-원이 급등했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일어나는 셈"이라면서도 "추가 상승을 기대한 네고도 많지 않은 상황이고 중기적으로는 위쪽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이 1,220원을 재차 돌파할 경우 다음 고점 저항은 1,24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현 상황에서 달러-원이 추가 급등 동력을 얻을 수 있는 트리거로는 미국과 중국 갈등의 예상치 못한 악화 국면이나 홍콩 불안 등이 거론됐다.

미국과 중국이 시장이 미리 예견하지 못한 갈등 상황을 연출하거나 홍콩 불안이 심화할 경우 달러-원은 새로운 고점을 탐색할 수 있는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간 홍콩 시위가 금융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의 금융 우려가 촉발될 경우 이는 아시아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도 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해외브로커들에 따르면 간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은 홍콩시위대의 홍콩 국제공항 점거와 갈등 격화 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추가 상승해 1,217.7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외환딜러들은 이외에도 미국이 예상 밖의 대중 관세율 인상 등의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 등을 다음 트리거로 꼽았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천억달러에 대한 대중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등의 예상 밖 강수를 취한다면 달러-원은 위안화에 연동해 1,22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8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