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은행들이 올해 들어 실적잔치에도 자본 대비 이익률이 오르지 못하고 있다. 자본의 증가속도가 빨라진 영향인데 저금리를 맞아 이러한 기조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발행 종합(화면번호 4210)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은행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총 2조1천500억원 발행했다. 올해가 약 5개월 남은 상태에서 2017년의 수치를 넘어섰고, 작년 수치(3조4천500억원) 돌파를 넘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과 코코본드는 은행의 기본자본과 보완자본 등을 높여준다. 자본 적정성이 중요한 은행들은 금융시장 발전과 저금리기조를 따라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쌓는 추세다.





은행들이 금융지주 체제로 변모하면서 신종채권을 통한 자본확충에 금융지주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 1조원을 밑돌던 국내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은 작년 1조8천억원대로 뛰더니 올해는 벌써 2조원을 넘겼다. 이대로라면 금융지주의 발행이 은행 전체를 넘어설 태세다.

올해 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이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가 8천억원의 자본을 확충했고, KB금융지주도 4천억원을 추가하는 등 규모와 발행 주체 측면에서 모두 이전보다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자본 확충이 순이익 확대에도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정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ROE는 8.64%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0.21%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 거둔 순익이 전년보다 4천억원 많았지만, 자본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향후 채권을 통한 자본확충이 얼마나 가속하느냐에 따라 ROE도 달라질 전망이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장기채권을 기다리는 수요가 넉넉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채권 발행여건은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은행과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이들 채권의 평균금리는 10년 만기 기준으로 2%를 밑돈다. 지난 2017년에 3.2%대에서 하락세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지면 최저치를 넘보게 된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위한 신종채권은 상환에 대한 옵션이 발행자에 있어 자금관리에 어느 정도 유연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과 금융지주들이 인수합병(M&A), 투자 등의 니즈와 경영상 지표 등을 고려해 발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가 이어질수록 발행에 긍정적인 분위기다"며 "장기투자기관의 동향을 꾸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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