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엇갈렸던 경기 신호가 최근 한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시장금리가 내리는 가운데 주가 조정이 이뤄지면서 그간 지속한 경기 논쟁이 채권시장의 승리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국고채 3년 금리는 25.2bp 급락했다. 10년물 금리도 29.7bp 하락했다.

증시는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이 기간 7% 넘게 내렸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채권과 주식시장의 경기 신호는 같은 방향을 향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채권과 주식시장의 신호는 엇갈렸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치솟아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국고채 3년 금리가 11.5bp 빠지는 가운데서도 코스피 지수는 4% 넘게 상승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위원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물론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음에도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의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경기 부진 가능성에 대응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에 나서고, 이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식과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 흐름이 최근 깨진 배경으로는 무역전쟁 우려가 꼽혔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무역 분쟁 우려는 적당한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무산되면서 위험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달러-위안 환율이 포치를 넘어서는 것을 기점으로 주가 조정이 가팔라졌다"며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자, 결국 채권시장이 옳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실물과 금융시장의 괴리 조정에 따른 충격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7월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세계 경제 확장세나 기업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글로벌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기업 신용 증가와 같은 완화적 금융 상황에도 경기둔화가 계속 이어질 경우에는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신용 위험이 높아지고 신용시장이 경색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관련 부서는 금융시장에서 낙관적 기대를 바탕으로 가격 변수나 신용지표가 실물과 과도한 괴리현상을 보이는지, 향후 실물경제의 상황 전개에 따라 조정이 예상외로 크게 나타날 위험은 없는지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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