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하는 등 격화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 홍콩 = 13일 홍콩 증시는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면서 7개월 새 최저수준에 장을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543.42포인트(2.10%) 하락한 25,281.30에, H지수는 전장 대비 151.30포인트(1.51%) 내린 9,846.64에 마쳤다.

두 지수 모두 종가기준으로 지난 1월 이후 7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항셍지수와 H지수는 장중 최대 2.14%, 1.63%씩 밀리기도 했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지난 11일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시위에 대해 "반정부 시위 사태로부터 홍콩이 회복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항셍지수에서는 종합서비스 업종이 3% 넘게 밀렸다.

금융, 부동산 관련 업종도 2%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 중국 = 13일 중국증시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면서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7.73포인트(0.63%)에 하락한 2,797.26에 장을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10.36포인트(0.69%) 내린 1,498.63에 장을 마쳤다.

홍콩 시위가 한층 격화하면서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시위에 대해 "반정부 시위 사태로부터 홍콩이 회복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홍콩 시위가 격화할 경우 미·중 무역 합의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시위대가 중국 당국에 도전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심이 홍콩에 쏠리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굽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에 나서 인명피해를 생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 불편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표 부진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자동차 판매 대수는 181만대로 전년동월 대비 4.3% 줄어들며, 1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신규대출도 급감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7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1조6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조200억위안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 광의통화(M2)도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하면서 전월치 8.5%와 예상치 8.5%를 하회했다.

반면 중국 7월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4.1% 증가하면서 지난 6월의 전년 대비 증가율 3%를 웃돌았다.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총 FDI는 788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위안화 약세 우려는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115위안(0.16%) 오른 7.0326위안에 고시했다.

전장 은행 간 거래 마감가가 7.0679위안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폭의 절하다.

판공셩 인민은행 부행장도 12일 인민은행 산하 경제지 금융시보를 통해 "위안화는 여전히 강한 통화"라면서 최근 위안화 환율이 단기적인 조정을 거친 것은 예상치 못한 관세 위협에 대한 즉흥적인 스트레스 반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위안화 환율이 무역 분쟁 등 외부요인의 영향에 종속돼 있지만 앞으로 무질서한 절하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금융 관련 종목이 1% 넘게 떨어지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600억 위안 규모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날 만기 도래 물량은 없었다.



◇ 일본 = 도쿄증시는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하락했다.

13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229.38포인트(1.11%) 하락한 20,455.44에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17.27포인트(1.15%) 내린 1,486.57에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내림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격화하는 홍콩 시위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는 전날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하는 등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맞대응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시위대의 폭력은 홍콩을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내몰고 홍콩 경제가 추가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오후 홍콩 항셍지수는 냉각된 투자 심리를 반영해 2% 가까이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증시와 페소화 가치 급락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후보가 현 대통령을 앞지른 것으로 확인되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확산했다.

친(親)시장주의자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32.1%를 득표했으나 포퓰리즘 성향의 중도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47.7%를 득표했다.

마크리 대통령의 예상 밖 완패에 아르헨티나 증시는 37.9% 떨어졌고 페소화 가치는 15% 하락했다.

일본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0.6%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10엔(0.10%) 상승한 105.39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2.37% 하락했고, 닌텐도와 도요타는 각각 2.61%, 0.68% 내렸다.



◇ 대만 = 13일 대만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뉴욕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데 동조해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09.7포인트(1.05%) 내린 10,362.66에 장을 마쳤다.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내리막을 걸었다.

미·중 무역 전쟁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홍콩 시위 격화 등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며 뉴욕증시의 주요지수와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대만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한편 시가총액 1위 기업 TSMC는 지난 7월 매출이 전월 대비 1.3% 감소한 847억6천만 대만달러(약 2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일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업계의 매출이 높았던 분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가 하락하며 증시를 압박했다.

기술주 가운데 TSMC와 라간정밀이 각각 1.79%, 2.48% 밀렸다.

금융주 중 푸방금융지주는 실적 호조로 0.9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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