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이 휴대전화 등 중국산 일부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연기하거나 제외키로 한 데 따라 급등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7달(4.0%) 급등한 57.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휴대전화와 노트북, 비디오 게임 콘솔, 모니터, 의류 및 신발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USTR은 또 건강과 안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부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은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추가 3천억 달러가량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이 연기되고, 또 일부 제품은 아예 제외되면서 9월부터 발표될 관세 규모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대전화와 노트북만 하더라도 교역 규모가 800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양국 무역전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급부상했다.

미·중 양국의 대화 소식도 나왔다.

중 상무부는 이날 류허 부총리가 미국 측 협상대표단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이 2주 이내에 또다시 통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면서 일부 품목의 관세를 연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의 협상 재개 기대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되살아났다.

무역전쟁으로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다소 경감됐다.

다만 미 국채 시장에서 2년 국채금리와 10년 국채금리 격차가 거의 없어지는 등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심해진 점은 여전히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도 유가를 지지했다.

사우디는 최근 유가가 폭락하자 시장 안전 조치를 할 거이란 점을 공공연히 밝혔던 바 있다. 사우디는 8~9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 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또 다음날 발표될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타협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제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양측이 어떤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산유국의 유가 지지에 대한 기대도 제기된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애브히섹 쿠마르 연구 담당 대표는 "사우디와 중동의 동맹국이 감산 합의를 굳게 지키고 있는 점은 유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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