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이달 주식시장 급락 시 코스피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가 대외 변수 영향에 저평가됐다고 보고, 개별 종목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장 자체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KODEX200 ETF를 총 1천292억원 순매수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연기금은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KBSTAR 200과 TIGER200 ETF도 각각 1천5억원, 781억원 사들여, 순매수 상위 5종목 중 3종목이 코스피 ETF로 채워졌다.

연기금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주가가 폭락한 5일 '블랙 먼데이'에도 ETF를 대규모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5일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매수 상위 5종목 중 4종목이 ETF였다. 이날 연기금은 KOSPI200 지수 일간변동률의 두배로 움직이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5번째로 많이 사기도 했다.

연기금은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빠르게 하락하자, 지수가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 운용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지수 투자를 하기는 ETF가 유리하다. 개별 주식을 벤치마크 복제해 복잡하게 투자할 필요 없이 지수 ETF를 매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을 대규모로 매수할 경우 단기간에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유동성이 확보된 ETF를 매수하면 매수 시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ETF를 이용해 1시간여만에 1천억원 가량 대규모로 코스피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거래 비용도 ETF의 장점 중 하나다. 연기금의 ETF 거래 수수료는 약 5bp로, 연기금 위탁운용사의 주식 펀드 운용 수수료가 20bp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다.

연기금의 한 주식 운용역은 "ETF를 통해 시장 변동성에 빠르게 대응하고 투자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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