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이 휴대전화 등 중국산 일부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연기하거나 제외키로 한 데 힘입어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기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2007년 이후 가장 좁아져 역전 공포를 키웠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일부의 관세 부과를 연기하면서 급반등했고 유가도 4% 이상 올랐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산 휴대전화와 노트북, 비디오 게임 콘솔, 모니터, 의류 및 신발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또 건강과 안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부 제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STR은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추가 3천억 달러가량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이 연기되고 일부는 아예 제외되면서, 9월부터 적용될 관세 대상은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류허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이 2주 안에 다시 통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면서 "중국은 정말로 무역 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윗을 통해 중국이 늘 미국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고 해놓고는 지키지 않았다면서도,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홍콩 국제공항 혼란이 이어졌다.

중국 언론 등에서는 무력진압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미국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중국을 향해 강경 진압에 반대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 정보기관은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과의 경계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알려왔다"면서 "모두가 침착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모두가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평화적으로 해결돼,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지난달 0.1%에서 반등했다.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오르며, 시장 예상 0.2% 상승보다 높았다.

반면 7월 주간 실질 임금은 0.3%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7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3.3에서 104.7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8월 경기기대지수가 마이너스(-)44.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월 수치 -24.5와 전문가 전망치 -30.0을 모두 큰 폭 하회한 수치다.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2.54포인트(1.44%) 상승한 26,279.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2.57포인트(1.48%) 오른 2,926.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52.95포인트(1.95%) 급등한 8,016.3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완화 소식에 안도했다. 다만 홍콩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 요인과 미 국채금리 역전 가능성 등 위험 요인도 상존했다.

휴대전화 관세가 연기돼 애플 주가가 4.2% 급등하면서 장을 이끌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화 재개 소식도 나왔다.

무역전쟁 불안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다른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홍콩 국제공항 혼란이 이어졌다.

중국 언론 등에서는 무력진압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장중 한때 1베이시스포인트(bp) 차이로 좁혀지기도 했다. 2년-10년 국채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로 꼽힌다.

독일의 유럽경제연구센터(ZEW) 8월 경기기대지수가 2011년 이후 최저인 마이너스(-) 44.1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의 경고음이 커졌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2.47% 급등했다. 임의 소비재는 1.67%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협상 기대가 부상했지만, 시장의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의 아담 크리사풀리 이사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관련 진전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설사 9월 관세가 모두 취소됐다고 하더라고 여전히 S&P 500이 3,000선을 넘어서는 것을 힘겨워하리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미·중 관계의 다음 큰 단계는 농업과 화웨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9.6% 반영했다.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0.4%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93% 하락한 17.5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8bp 오른 1.678%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이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bp 상승한 2.131%를 나타냈다. 장 초반 2.105%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인 2.09%에 근접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9bp 오른 1.667%에 거래됐다. 7월 5일 이후 가장 가파른 일간 상승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bp에서 이날 1.1bp로 축소됐다. 역전까지 1bp 남짓에 불과하며, 2007년 이후 가장 좁다.

10년과 2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은 지난 50년 동안 모든 침체에 선행했다는 점에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년물과 3개월물은 이미 역전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의 관세 연기 발표에 장 초반 극심했던 안전자산 선호가 사라지고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미 국채 값 하락에 일조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고정 수익을 주는 채권 가치에 부담이 된다.

다만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중국 정부가 무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아르헨티나 정치 우려 등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 요인은 여전하다. 또 수익률 곡선도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강경 진압에 반대하고, 중국은 간섭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親) 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후보에 크게 뒤진 뒤 오는 10월에 치러질 대선 결과도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됐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뉴욕증시는 관세 부과 연기에 급반등했다.

BMO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콧 킴볼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 시각에 실제 변한 것은 없으며, 단기적으로 무역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며 "다양한 건설적인 발언은 이전에도 나왔다"고 말했다.

시트 채권의 브라이스 도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면서 미 국내 경제가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인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적 전망에 근거한 지금보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XM의 마리오스 하드지키리아코스 투자 분석가는 "홍콩에 대한 중국 조치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미 무역 전선에서 상황이 좋지 않고 최근 나오는 헤드라인을 볼 때, 어떤 합의도 곧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68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315엔보다 1.373엔(1.30%)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73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127달러보다 0.00393달러(0.35%)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21엔을 기록, 전장 118.08엔보다 1.13엔(0.9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0% 오른 97.816을 기록했다.

극심한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 하락세를 이어가던 달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연기 발표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이 무역 분쟁에서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인식에 무역 긴장이 줄었고, 안전통화인 엔 강세가 빠르게 물러났다.

그동안 엔에 대해 하락세를 지속했던 달러는 큰 폭 반등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던 점 역시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장 초반 달러-엔은 105.04까지 내렸다. 올해 1월 초 플래시 크래시로 급락했던 것을 제외하면 2018년 초 이후 가장 낮았다.

씽크마켓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분석가는 "이런 광경을 전에도 봤다"며 "헤드라인 뒤의 내용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연기 발표 전만 해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글로벌 경제 우려, 홍콩 시위, 아르헨티나 정치 불안 등으로 안전통화인 엔과 스위스 프랑 강세가 두드러졌다.

독일 경제 신뢰 지표도 전 세계 경제 우려를 키웠다.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중국 중앙정부가 무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도 커졌다.

친(親) 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좌파 후보에 크게 뒤진 예비대선 결과에 전일 한때 달러화에 37%가량 떨어졌고 이날도 약세를 이어간 페소화 가치 등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ING 분석가들은 "엔화가 전반적인 위험 회피와 연준의 더 많은 금리 인하 예상 등에서 모두 이익을 얻고 있다"며 올해 후반 달러-엔이 102~103엔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티제 프래프케 전략가는 "아르헨티나 예비대선 결과에 대한 반응도 시장이 얼마나 불안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지메나 블랑코 정치 분석가는 "향후 몇 달 확실한 정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페소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4분기 경기 회복 전망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7달러(4.0%) 급등한 57.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휴대전화와 노트북, 비디오 게임 콘솔, 모니터, 의류 및 신발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국 무역전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급부상했다.

미·중 양국의 대화 소식도 나와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되살아났다.

무역전쟁으로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다소 경감됐다.

다만 미 국채 시장에서 2년 국채금리와 10년 국채금리 격차가 거의 없어지는 등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심해진 점은 여전히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도 유가를 지지했다.

사우디는 최근 유가가 폭락하자 시장 안전 조치를 할 거이란 점을 공공연히 밝혔던 바 있다. 사우디는 8~9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 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또 다음날 발표될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타협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제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양측이 어떤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산유국의 유가 지지에 대한 기대도 제기된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애브히섹 쿠마르 연구 담당 대표는 "사우디와 중동의 동맹국이 감산 합의를 굳게 지키고 있는 점은 유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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