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의 채권금리 하락과 관련, "엄청난 비관론에 빠진 채권시장은 전문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NYT를 통해 "전쟁에 대한 격언으로 아마추어는 전술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전문가는 실행 계획을 연구한다는 말이 있다"며 "경제에서 비슷한 격언은 아마추어는 주식을 이야기하지만, 전문가는 채권시장을 연구한다는 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루그먼은 채권시장이 어떻게 경제적 기대치를 반영하는지 소개했다.

채권 투자자가 호황을 기대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도 따라오게 되고, 단기금리 상승은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익률이 높아지는 데 낮은 금리에 돈을 묶어두는 투자자는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채권 투자자가 경기 둔화를 예상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뒤따르고, 가능한 한 장기 채권에 돈을 쌓아두려 할 것이다.

크루그먼은 "따라서 장기(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지난해 가을 3.2%에서 최근 1.63%까지 떨어진 것은 시장이 경제 낙관론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라며 "장기 금리는 현재 단기 금리보다 밑에 있으며, 이런 커브 역전은 과거부터 지속해서 경기 침체의 전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채권시장이 틀릴 수 있고, 일부 채권쟁이는 우리가 채권 거품에 빠졌다는 말도 한다"며 "그러나 시장을 휩쓸 정도의 비관론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지난해 가을 상당수의 투자자가 높은 성장률이 몇 분기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고, 당시가 확장적 호황의 출발일 수 있다고 봤다"며 "진중한 경제학자들은 당시의 성장세가 재정 긴축에서 재정 적자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이라고 경고했다"고 돌아봤다.

감세 정책 등이 일회성의 '달콤한 성장세'였다는 게 분명해졌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기업 투자의 급증 조짐도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동시에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큰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며 "특히, 불확실성은 기업의 지출을 방해한다. 신규 관세가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떠나 트럼프가 실제 무엇을 하는지 알기 전까지는 사업 확장을 보류하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몇몇 유럽 주요 국가가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고, 이런 글로벌 경기 불안 요소가 미국으로 서서히 되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은 "현재 대다수의 경제학자가 당장의 경기 침체를 예상하진 않는다"며 "지표상으로 명확해지기 전에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것은 예언자로 환영받기보다는 비관론자(Chicken Little)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채권시장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는다"며 "그들은 유별나게 암울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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