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킴벌리 금융 칼럼니스트 SCMP 기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정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중국경제보다 미국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닐 킴벌리 금융 칼럼니스트는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칼럼을 통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한다면 미국 금융시장 상황은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먼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최근 위안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 게 있다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노력한 게 아니라 위안화 약세의 강도를 완화하려고 했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자국 통화시장에 맡겨뒀다면 위안화 약세는 훨씬 이전에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정당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약간 터무니없다"고 평가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이제 미국이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지도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적했는데 이제 무엇으로 중국을 불안하게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관세를 더 부과하기엔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엄청난 규모의 관세가 부과돼있는데도 중국은 거의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한 데 대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종이호랑이처럼 보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가 본국의 이익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위안화 안정성에 언급하는 것도 좋지만 엄청난 규모의 외환보유고 중 일부를 매각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려면 달러화 표시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데 아마 미국 국채가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덧붙였다.

미국 국채를 매도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통상적으로는 중국이 국채를 매도한다고 해도 국채 가격이 실질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작지만, 지금은 보통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7월 말 금리를 25bp 인하했는데도 시장은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낮춘 상황"이라면서 "이는 시장이 여전히 미국 통화정책을 긴축적이라고 여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 의회와 백악관이 부채한도 적용을 2년 더 연장하는 데 합의한 것도 금융시장을 긴축적으로 만들었다.

올해 초 부채한도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재무부는 연준예치현금(TGA)을 줄인 바 있다.

TS롬바드의 올리버 브래넌 선임 거시전략가는 미국 재무부는 TGA로 일주일 치 자금 유출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약 3천250억 달러 정도라고 지적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이달 8일 기준 TGA 규모는 1천256억7천만 달러에 불과한 만큼 재무부는 TGA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무부가 TGA를 보충하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들은 미국 금융 상황을 더 타이트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하겠다는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이는 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정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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