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현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한 데 따라 급락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87달(3.3%) 급락한 55.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 국채 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마켓워치·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9%를 기록했지만 2년물 금리는 1.628%로 10년 금리가 더 낮아졌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금리와 10년 금리가 역전됐다.

2년과 10년물 금리 차는 이미 역전된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차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경기 침체 신호로 간주한다.

경기 침체 공포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얼어붙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700포인트 이상 폭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독일과 중국 등 핵심 경제국의 지표도 부진했다.

독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여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 예상치 5.9% 증가도 하회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의 산업생산 부진은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중국 지표와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독일의 경제 지표는 모두가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재고 지표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15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10만 배럴 감소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어긋났다.

미국 원유 재고는 두 주 연속 증가했으며, 총재고는 5년 평균보다 3%가량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휘발유 재고가 약 141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194만 배럴 줄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경감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전일 4거래일간 연속해서 비교적 큰 폭 오른 데 따른 단기 차익실현 움직임도 이날 유가 낙폭을 키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침체 공포가 유가를 억누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타이케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모든 시선이 2년과 10년 미 국채 금리에 쏠려 있다"면서 "역전 현상이 지속한다면 1년 이내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유국의 감산으로 유가가 지지가 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연구원은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원유 수요가 그렇게 심하게 줄어들 것 같지 않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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