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2분기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 증가 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 반도체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과 생산 차질 가능성 등으로 주요 업체들이 하반기에 감산에 돌입하기로 한 만큼 재고 소진 속도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말 현재 반도체 재고자산은 14조5천2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말보다 13.7% 증가한 것이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 폭은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말 반도체 재고자산은 12조7천62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3.0% 증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자산도 증가 폭이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말 현재 반도체 재고자산은 5조5천887억 원으로 지난 1분기 말보다 26.3% 늘었다.

지난해 말 대비 67.5% 증가한 지난 1분기보다는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자산 증가 폭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반도체 가격 급락에도 출하량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각각 전분기보다 10% 중반 증가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25% 초반 감소했다.

부품 가격은 내리지만 출하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과 낸드 ASP가 각각 24%, 25% 급락했지만 출하량은 각각 전분기보다 13%, 40%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큰손 고객이었던 서버 업체들이 올해 들어 투자를 줄인 데 따라 반도체 재고자산이 급격히 늘었다.

투자 축소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자 서버 업체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며 투자를 미루는 악순환도 일어났다.

올해 하반기에는 그러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업체들이 감산을 공식화한 데 따라 재고자산이 줄고 반도체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감산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생산라인 최적화'를 통해 사실상 반도체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재고자산이 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축소되고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의 경우 출하량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탄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D램은 모바일 탑재량 증가와 PC 수요 증가, 서버 업체 수요 일부 회복 등에 따라 오는 4분기부터 가격 하락 폭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IT는 경기 민감성이 큰 산업이다"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특히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모바일과 PC용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경기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확률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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