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 시장은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 미국 경제의 침체 국면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미 금리 역전이 국내 채권시장에 추가 강세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레벨 부담에 대한 논쟁도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장중 미 국채 2년과 10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경기 침체 공포에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800.49포인트(3.05%) 폭락했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는 종가기준으로는 역전을 면했지만,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14~15일 이틀 사이 각각 17.61bp, 17.08bp 하락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실기로 인한 급격한 금리 커브 하락이 낳은 결과"라며 "유럽쪽의 경기 침체 심화가 신흥시장으로 번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 덕분에 미국까지 금리 역전이라는 상징적 이벤트로 침체기를 시작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지난 FOMC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를 했다면 커브 역전은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친다면 바로 금리가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세션의 타이머가 켜진 것은 맞다"며 "미·중 무역 분쟁 등 이슈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없어서 시장이 우려하는 가운데 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할 이유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침체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20개월 정도"라며 "자산시장 입장에서 20개월은 매우 긴 시간이기 때문에 연준과 미국 정부의 대응, 미·중 관계의 추이 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역전으로 미국이 더 완화적인 정책으로 선회하고, 한국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역사적으로 2년과 10년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신호였고,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잘 나왔지만 글로벌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하강하고 있다"며 "연준 입장에서도 글로벌 경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기준금리가 1.0%까지는 갈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레벨 부담 논쟁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쏟아질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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