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 국채금리 하락세가 진정된 데 힘입어 상승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0달러(0.7%) 상승한 54.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 국채금리 움직임과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한껏 키웠던 미 국채금리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한때 역전됐던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스프레드를 다소 벌렸다. 전일 사상 처음으로 2% 선 아래로 떨어졌던 30년물 금리도 재차 반등했다.

독일의 재정 지출 확대 가능성 등이 글로벌 금리의 하락세를 다소 진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금융시장의 극심했던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다소 누그러들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00포인트 내외 오름세를 기록했다.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도 회복세르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낙관론이 다시 힘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 중국과의 고위급 대면 회담 실시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조만간 통화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가는 하지만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하는 데 따라 상승 폭은 제한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평균 110만 배럴로 이전 전망보다 4만 배럴 줄였다.

OPEC은 최근 석 달 간 두 차례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배적이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는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해 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5달러로 이전보다 8달러 내렸다.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9달러 하향 조정한 62달러로 제시했다.

미국 원유 채굴 장비 수가 늘어난 점도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전주보다 6개 늘어난 770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주까지 6주 연속 감소했던 데서 다시 늘었다.

채굴 장비 수 증가는 미국 산유량 증가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우려와 수요둔화 우려가 맞서는 만큼 유가가 레인지 등락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IHS마킷의 마샬 스티브 에너지 시장 연구원은 "이날 유가의 반등은 중동지역 불안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숏포지션으로 주말을 맞는 것을 꺼린다는 점도 반영됐다"면서 "전체적으로 시장은 이런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수요 둔화로 상쇄되면서 레인지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및 이번 주 주가가 올랐지만, 장기적인 하락 추세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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