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 엔제리너스가 최근 몇 년 사이 사업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매장 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점문점 시장에서 1위 스타벅스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위권 커피 브랜드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사업 효율화를 통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엔제리너스는 올 상반기 기준 매장 수가 620개로 올 초보다 24개가 줄었다.

스타벅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매장 46개를 늘려 1천300개를 돌파하고 이디야커피가 올해에만 약 300곳을 추가 오픈하는 등 경쟁 사업자들이 모두 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엔제리너스는 2014년만 해도 매장 수가 930개에 달했으나 2015년 891개, 2016년 843개, 2017년 749개, 2018년 644개로 5년 새 30% 넘게 줄었다.

엔제리너스의 점포 감소는 가맹점 이탈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제리너스 측은 2010년대 초 커피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장도 대폭 늘렸다가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폐점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엔제리너스의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음료 가격 인상, 할인 서비스 축소에 따른 시장 경쟁력이 약화로 수익성도 크게 악화하자 재계약을 맺는 가맹점 수도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기준 브랜드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엔제리너스 폐점률은 카페베네(25.3%)에 이어 2위(16%)를 기록했다.

실제로 엔제리너스의 신규 매장 개설 수는 2016년 34개, 2018년 31개, 올 상반기 13개로 줄어들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할리스커피, 커피빈 등에 이어 국내 6~7위권이었다가 최근에는 공차, 요거프레소 등 중소브랜드에도 밀리는 모양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올 초 중국 매장을 철수했고,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서도 생각보다 실적이 저조하다"면서 "스페셜티 매장으로 전환하고 컨벤션 사업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이 정체에 빠지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 등 주요 브랜드의 부진으로 롯데지알에스(GRS)도 4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2015년 140억 원, 2016년 94억 원, 2017년 151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72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롯데지알에스는 비상장사여서 올해 반기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엔제리너스를 포함한 주요 브랜드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손실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롯데백화점과 마트 구조조정에 돌입한 데 이어 다음 타깃으로 롯데지알에스를 지목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달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브랜드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효율화 방안으로 실적 부진 점포의 구조조정 및 신사업 확대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수익성이 저조한 계열사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롯데지알에스도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엔제리너스 등을 매각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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