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조 단위 주가 부양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이마트 주가는 19일 오전 9시 26분 10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 종가보다 0.94% 올랐지만, 여전히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자사주 90만주를 매입하고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방안을 발표한 지난 13일 전일 대비 6.64% 급등하면서 11만2천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2거래일만인 16일 4.5% 급락하며 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장에 충분한 시그널을 줬는데도 예상보다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마트 주가는 올해 들어 40%가량 떨어졌다.

이마트는 실적 악화를 감안해도 회사 가치보다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판단, 오는 11월 13일까지 약 95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10여 곳을 팔아 약 1조원을 현금화해 빚을 갚는 주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마트는 당초 자산 유동화 방안으로 리츠(REITs) 설립을 검토했으나 단기간 내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을 택했다.

그만큼 신용등급 하락을 막고 주가 방어하는 게 급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마트가 유통업 부진을 근본적으로 이겨낼 만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익성 회복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안 심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위원은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재산세나 이자 비용은 줄일 수 있겠지만 임차료는 늘어나기 때문에 손익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며 "향후 매각 금액의 사용처 등을 확인해야만 이번 주가 부양안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위원은 "온라인 사업 확장에 지속해서 투자금액이 들어가는 한편,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효과는 내년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통업 전반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력사업(할인점)의 수익창출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재무부담은 커졌다.

올 상반기 이마트의 유동부채는 5조8천165억원이다. 전년 동기의 3조9천850억 대비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유동자산은 3조4281억원에 불과했다. 이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천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즉 1년 이내 갚아야 할 빚이 6조원 가까이 되지만 당장 현금화해 내놓을 수 있는 자산이 2조원 이상 모자란다는 얘기다.

이마트가 1조원 규모의 자가 점포를 매각해 현금 자산을 마련한다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이마트와 에스에스지닷컴(SSG.COM) 무보증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 같은 재무안정성 저하를 이유로 꼽았다.

이마트의 상각전영업이익은(EBITDA)은 지난해 1조1천68억원에서 올 상반기 3천802억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비타 대비 순차입금 비중은 3.0배에서 4.9배까지 높아졌다.

한신평 관계자는 "내년까지 1조원이 넘는 자본적 지출(CAPEX)이 계획돼 있고 신규 쇼핑몰 개점에 맞춰 추가 출자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자산 유동화에도 과거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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