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의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조기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고객의 자금을 맡아 운용하는 증권사 상품 운용부서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크레디트 채권 매도가 쏟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국내 금융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S, DLF 판매 잔액은 8천224억원으로 집계됐다.

파생결합상품이 판매되면 고객이 예치한 금액은 증권사의 상품 원금 운용 부서와 헤지 부서로 각각 분류되어 운용된다.

원금 북과 헤지 북 운용 비율은 회사별로 다르다.

증권사 파생결합상품 원금운용부에서는 자금 유출입을 기준으로 채권을 매매한다.

그동안은 상품이 조기 상환된 후 대부분이 재투자되면서 채권 자금을 여유 있게 운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낙인(Knock-in) 되면서 조기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상품운용부서는 향후 자금 흐름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DLS 사태 일파만파로 고객의 자금이 재투자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운용 행태를 보수적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크레디트 채권에 불똥이 튀었다.

그렇지않아도 올해 들어 크레디트 채권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좁혀진 데 따른 레벨 부담이 있었던데다 DLS 이슈가 불거지면서 크레디트 채권 매도가 급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당분간 크레디트 채권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DLS 만기가 내달부터 돌아오면서 그 전에 포지션 재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DLS 롤오버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상품 북을 중심으로 크레디트 채권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이달 중순부터 진행된 크레디트 매도가 이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도 "그동안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좁혀진 데 따른 부담이 있었는데 일부 증권사에서 크레디트 매도가 나오면서 매도 트리거가 됐다"며 "DLS 이슈에 원금 북을 중심으로 매도가 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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