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逃犯條例·송환법) 사태로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증권사들이 고심에 빠졌다.

파생결합증권(ELS)의 주요 기초자산 중 하나인 홍콩H 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의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에서는 향후 발행하는 ELS에서 홍콩H지수를 제외하고 닛케이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등 다른 지수로만 ELS를 발행하는 방향도 검토할 계획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전일 홍콩H지수는 10132.77에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9,731.89까지 하락했었지만, 현재 반등한 상태다.

ELS는 만기 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미리 정해진 수준 밑으로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국내 ELS 상품 대부분의 낙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은 발행 시점 지수 대비 35~50%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고점에서 발행됐다고 하더라도 아직 손실 구간까지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문제는 홍콩시위가 11주째 장기화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5년 중순 홍콩H지수가 돌연 7천선까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은 ELS로 대거 손실을 봤던 기억도 남아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홍콩 금융시장이 차지하는 위상 등을 고려할 때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은 아시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홍콩 시위가 자칫 제2의 톈안먼 사태 같은 충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단, ELS는 변동성 상품으로, 홍콩H지수를 제외하고 ELS를 만들면 수익률은 1%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발행하는 상품들의 경우, 첫 조기상환일이 내년 초쯤 돌아온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금리 DLS 상품의 경우와 비슷하게 홍콩 H지수가 얼마나 떨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쿠폰 수익률은 떨어지겠지만, 하반기 전략 회의 때 H지수를 다른 지수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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