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방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미 국채금리가 다시 반락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이탈리아 연정 붕괴에 글로벌 국채와 동반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 국채수익률이 다시 하락한 영향으로 내렸다.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소폭 올랐다.

주요국 경기 부양책 도입 기대 속에 미국에서도 감세 등 경기 부양 기대가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급여세 인하를 오래 생각했지만 임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양한 감세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본소득세를 인플레이션에 연동해 줄여주는 방안도 거론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사임하면서 유럽 정치 상황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도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콘테가 사임하면서 이탈리아는 연립정부를 새로 꾸리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재정지출 한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시장은 연준의 다음 정책 행보를 가늠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23일 예정된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에서 금리 인하에도 장기적인 완화 사이클 진입이 아닌 `중간조정'이라고 선을 그으며 적극적인 완화 정책 기대를 견제했다.

그러나 이후 무역 긴장이 더 고조되고 2년과 10년 미 국채금리가 일시적으로 역전되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투자자들은 파월이 잭슨홀에서 사이클 중간 조정일 뿐이란 기존 견해를 수정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기존 주장을 유지하며 시장을 실망하게 할 것이란 관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미국을 약탈했으며, 지식 재산권을 훔치고 있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다시 내놨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35포인트(0.66%) 하락한 25,962.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14포인트(0.79%) 내린 2,900.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4.25포인트(0.68%) 하락한 7,948.5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과 미 국채금리 움직임, 미·중 무역 협상 추이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초의 급락세를 딛고 전일까지 3 거래일 연속 반등했지만, 이날은 다시 불안을 노출했다.

지난주 시장을 강타했던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경감됐다.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 경기 부양책 도입 기대가 부상한 덕분이다.

미국에서도 감세 등 부양책 도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하지만 부양책 기대가 이미 전일 한차례 반영된 만큼 추가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재차 1.6% 아래로 내려가는 등 금리 하락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특별한 새로운 재료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멍청이'라고 하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적극적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트럼프는 전일에는 연준이 단기간 내 금리를 100베이시스포인트(bp) 내리고 양적 완화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 협상 관련해서는 불안이 다소 완화했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미 상무부는 전일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목적 등에 한해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임시 면허를 90일 연장했다.

양국이 협상 지속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번 조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은 중국이 미국을 약탈했으며, 지식 재산권을 훔치고 있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다시 내놨다.

종목별로는 주택용품 유통 체인 홈디포 주가가 2분기 순익 호조에 힘입어 4.4% 올랐다. 홈디포는 다만 목재 가격 하락과 대중국 관세 인상 등을 이유로 올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투자자 불안을 부추길 내용도 내놨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금융주가 1.4% 내렸고, 재료 분야도 1.22% 내려 부진했다.

이날은 발표된 경제 지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국채금리 변동 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국채금리 움직임은 경기침체 우려를 경감시키려는 정부 노력을 시장이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이에 따라 혼재된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5.0%,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67% 상승한 17.5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6bp 내린 1.557%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8bp 하락한 2.042%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6bp 떨어진 1.51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bp에서 이날 4.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던 미 국채시장은 사흘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탈리아 정국 불확실성이 커져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결과다.

이탈리아 연정의 한 축인 극우정당 동맹 소속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지난 8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 붕괴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가 끝내 사임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연정이 1년 2개월 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 불안도 커져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불거졌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약 20bp 떨어진 1.342%에 거래됐다. 2016년 이후 최저치다. 독일과 일본, 영국 등의 국채수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 경제 우려도 국채 값을 지지했다.

백악관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부양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시적 급여세 인하 등을 검토한 데 이어 다양한 종류의 다른 감세 논의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둔화에도 미국의 성장 동력이 여전하다고 자신했지만, 백악관 관료들은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펜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펜스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많은 공포가 있지만, 대부분은 글로벌 경제 성장을 둘러싼 것"이라며 "지금은 미국이 이런 어려움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전염돼 미국 역시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화웨이의 미국 기업 거래 제한 유예를 90일 연장한다고 밝힌 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대치가 완화될 수 있을지를 투자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특히 이번 주 후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시장 관심이 쏠려 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100b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날도 인하압박을 이어갔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 7월의 25bp 금리 인하가 정책 중간 주기 조정이라는 발언을 다르게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는 9월 18일 25bp 인하 가능성이 100% 반영되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시장은 이번 주 후반 잭슨홀 연설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준 전망이 늘어나는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명확하게 할 때까지 안전자산 수요는 계속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버거 베르만의 타노스 바르다스 투자등급 채권 글로벌 공동 대표는 "시장이 연준의 9월 추가 인하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앞선 연준 의사소통을 고려할 때, 내리더라도 추가 완화 약속은 미루는 `매파적 인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20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645엔보다 0.443엔(0.42%)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0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766달러보다 0.00251달러(0.2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90엔을 기록, 전장 118.12엔보다 0.22엔(0.19%)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6% 내린 98.139를 기록했다.

최근 달러를 끌어올렸던 미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멈추고 다시 하락했다.

지난주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2년과 10년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역전되기도 했다.

이후 독일이 균형 재정에서 벗어나 지출을 늘리는 재정 부양책을 검토하고, 중국에서도 더 많은 경제 부양 조치가 나온 영향으로, 미 국채수익률 급락세는 멈췄고 반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미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잭슨홀 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기대하며 다시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이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은 줄어든다.

시장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쏠려있다.

다이와 증권의 유키오 이시주키 선임 외환 전략가는 "최근 달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미 국채수익률 반등에 따른 것"이라며 "독일의 부양책 시행 전망이 터닝 포인트가 됐고, 달러는 이후 상승 모멘텀을 다시 얻었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체텔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중앙은행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은 전 세계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규모의 완화 기조를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새로운 부양책이 고전하는 경제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에 환호했던 시장은 다시 위험회피 모드로 돌아섰다.

스코샤 뱅크 분석가들은 "잭슨홀 이벤트를 앞두고 엔에 롱 익스포져를 가져가는 게 맞다"며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목소리를 내면 미국 국채수익률과 미국 달러는 떨어질 것이고, 매파적이면 안전통화가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소폭 올랐지만, 이 추세가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는 사임했다. 이탈리아 연정은 사실상 붕괴했고, 새로운 연정 출범이나 조기 총선 개최 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지 베세이 시장 분석가는 "유로존의 경제적, 정치적 위험이 늘어나, 유로 하락 위험이 더해졌다"며 "올해 신저점 경신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대표는 "이탈리아의 불신임 투표 성공 가능성이 유로-달러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인 1.1000선도 밑돌 수 있다"며 "다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치적 우려에 따른 유로-달러 하락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3달러(0.2%) 상승한 56.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협상 추이와 주요국 경기 부양책 도입 여부, 중동지역 정세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전일 큰 폭 오른 데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약세 등으로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는 하지만 무역 협상 진전 기대가 유지되는 점 등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미 상무부가 전일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임시 면허 기한을 90일 연장하면서 협상 진전 기대가 커졌다.

독일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가능성이 대두된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들면서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도 경감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요인들이 이미 한차례 가격에 반영된 만큼 유가가 추가로 큰 폭 오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 하향 조정 등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도 여전한 만큼 변동성이 다소 커졌다.

투자자들은 이란 정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령 지브롤터는 최근 45일간 억류하고 있던 이란 선박을 풀어줬다.

미국은 하지만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해당 선박의 행선지인 그리스에 대해 어떤 편의도 제공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

미 국무부는 해당 유조선을 지원하는 어떤 노력도 미국이 지정한 외국 테러조직(FTO)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만약 미국이 해당 유조선을 다시 억류한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맞섰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 사태가 끝나 기쁘며 이제 갈등이 잦아들었으면 한다"면서 "지난 250년간 (무력 대응을) 한 적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긴장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재료들이 혼재된 가운데 다음날 발표될 미국 원유재고 지표가 유가의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봤다.

스니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원자재 분석가는 "유가는 미국 재고 지표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 원유 재고는 다시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재고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WTI와 브렌트유의 차이가 좁혀진 만큼 미국 원유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수요가 피크를 지난 시점에서 더 많은 재고를 미국 정유업체들 몫으로 남겨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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